중국 난징대의 한 여학생이 “나랑 하루종일 도서관에 같이 있을래”라는 문구를 들고 있다. 웨이보 갈무리
“나랑 하루종일 도서관에 있을래?”
중국 명문대학인 난징대가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를 맞아 여대생들에게 대학 광고 문구를 들게 했다가 여성을 폄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을 보면, 중국 장쑤성 난징의 국립대 난징대학은 가오카오 첫 날인 지난 7일 남녀 대학생 6명이 학교를 알리는 광고판을 든 사진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렸다. 이 가운데 두 여학생이 든 광고판이 문제가 됐다. 한 여학생이 든 광고판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나랑 도서관에 같이 있을래”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고, 다른 여학생이 든 광고판에는 “나를 너의 청춘의 일부가 되게 해줄래”라는 문구가 쓰였다.
중국 난징대의 한 여학생이 “나를 너의 청춘의 일부가 되게 해줄래”라는 문구를 들고 있다. 웨이보 갈무리
남학생이 든 광고는 별 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 남학생은 “정직하고 부지런하고 야심찬 난징대학생이 되고 싶니”라는 팻말을 들었다.
온라인에서는 여성을 폄하하는 광고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 “이 광고는 여학생들을 마치 누군가의 소유물처럼 대한다”고 비판했고, 다른 누리꾼은 “여학생을 공부 파트너 정도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광고에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었다. 논란이 일자 난징대는 곧 해당 광고를 삭제했다.
중국 성폭력 반대 단체인 <청위산>은 “우리 문화는 여성을 대상화하는 것을 묵인하고, 이를 불편해하면 과잉 반응이라고 지적한다”며 “여성 독립을 존중하지 않고 여성의 권리를 장난처럼 대하는 광고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