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9일(현지시각) 콘월 공항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른손으로 부인 질 바이든의 손을 잡은 채, 왼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콘월/로이터 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 등을 위해 취임 후 첫 국외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영국에 도착해 국제 외교 무대에서 “미국의 귀환”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 8일간의 유럽 순방 기간 동안,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및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16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훼손된 서방 동맹국들과의 ‘동맹 복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에 맞서는 것이 이번 순방의 목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첫 기착지인 잉글랜드 동부 서퍽의 밀든홀 공군기지에 도착해, 순방 기간 “모든 순간에 미국이 돌아왔고,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가장 힘겨운 도전들과 우리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이슈들에 제동을 걸기 위해 함께 맞서고 있음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견제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한 ‘대서양 무역전쟁'을 봉합할 전망이다. 미-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양자가 주요 수출품에 부과한 관세를 철회하고 동맹 강화를 확인하는 합의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뉴욕 타임스>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대서방 도발행위를 견제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밀든홀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원하나, 러시아 정부가 해로운 행동들에 관여하면 미국이 강력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임을 나는 명확히 해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과의 회담에서 군축, 기후변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개입,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수감 등 모든 범위의 급박한 문제들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 정상회담 전날인 10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따로 만나, 미-영 공조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두 정상은 이 회담에서 양국 사이의 새로운 ‘대서양 헌장’에 합의할 것이라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대서양 헌장은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준비와 전후 세계 질서를 규정한 것이다. 두 정상은 새 대서양 헌장에서 기후변화와 안보 문제에 중점을 둔다고 방송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동맹 복원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제공 등 국제무대에서 지도력을 보일 방침이다. 미국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5억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100여개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7개국 정상회담 의제로는 코로나19 등 방역 문제 외에도, 기후변화와 무역 등이 포함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