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제롬 파웰이 1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누리집 갈무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각) ‘제로 금리’를 유지했지만, 2023년까지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신호를 내놨다. 애초 전망보다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연준은 15~16일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뒤 내놓은 성명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 넘게 제로 금리가 유지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는 1년에 여덟 번(1, 5, 8, 10월 제외) 개최된다.
연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감소했고 경제 활동과 고용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번 성명에 있었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엄청난 인적,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는 표현은 삭제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찍은 점도표에서는 2023년까지 최소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위원 18명 중 11명이 이런 견해를 나타냈다. 한 차례 인상을 포함하면 13명이었다. 지난 3월 향후 2년간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석 달 만에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점도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점도표는 미래 금리 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아니다. 지나치게 불확실하다”며 금리 조기 인상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통한 양적완화(QE)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연준이 시중에 돈을 푸는 규모를 조절하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연준은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 관련 결정을 발표하기 전 사전에 알리겠다”며 “경제 회복 정도에 따라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최대 고용과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자산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준의 지난 4월 회의에서 몇몇 참석자가 “경제가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될 경우 향후 회의들 중 언젠가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3월 2.4%에서 3.4%로 크게 올렸다. 다만 연준은 최근의 물가 급등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는 기존 6.5%에서 7%로 상향했다. 실업률 추정치는 4.5%로 변동이 없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뉴욕증시 등은 하락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5.66포인트(0.77%) 떨어진 3만4033.67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54%, 나스닥 지수는 0.24% 하락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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