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각) 차기 유엔 사무총장 출마서를 유엔에 제출했다.
반 장관은 이날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명의의 출마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제출, 공식적인 후보로 차기 사무총장에 도전하게 됐다.
반 장관은 지난 2월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조용한 득표활동을 벌여왔으며 최근 출마서 제출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해왔다.
유엔은 안보리가 이달 말부터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1차 예비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힘에 따라 빠른 시일 안에 출마서 제출을 요구해왔다.
반 장관의 출마서 제출로 현재까지 차기 유엔 사무총장 도전 의지를 공식화한 4명의 후보가 모두 출마서를 제출했다.
가장 먼저 출마의지를 밝힌 태국의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부총리 겸 문화장관은 이미 지난 2004년 10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명의로 출마서를 제출했으며 유엔 사무차장을 지낸 자야나타 다나팔라 스리랑카 대통령 고문은 지난달에, 인도의 샤시 타루르 유엔 사무차장은 이달 초 출마서를 접수시켰다.
그러나 안보리의 예비투표는 단일 후보가 선출될 때까지 계속되며 예비투표가 시작된 뒤에도 출마서 제출이 가능해 예전처럼 의외의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보리는 이달 말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스트로 폴(straw poll: 비밀투표의 일종으로 모자 속에 투표지를 넣는 방식의 선출 방법)로 불리는 예비투표를 시작하지만 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 선출은 빨라야 9월말~10월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기 사무총장은 안보리가 예비투표에서 15개국의 회원국 가운데 미국과 영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 최소 9개국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추천하면 총회가 이를 추인하는 형태로 선출된다.
차기 사무총장은 지역순환 전통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던 미국이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이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아시아 출신이 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태이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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