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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레바논 유엔군 구성 ‘쉽지 않네’

등록 2006-08-24 19:03수정 2006-08-24 23:45

‘헤즈볼라 무장해제’ 임무에 각국 파병 꺼려
새 교전수칙서 무력사용 권한 폭넓게 인정
유엔이 평화 유지를 위해 레바논 남부에 새로 배치하기로 한 임시군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헤즈볼라 무장 해제라는 어려운 숙제에다 임무도 불분명해, 각국이 파병이나 파병 규모 확대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만 파병규모 확정=유엔은 이달 11일 임시군 1만5천명을 헤즈볼라 영향권인 레바논 남부에 파병하기로 결의했으나, 23일까지 제안된 파병 규모는 4200명선에 불과하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새 임시군 지휘 의사를 밝힌 프랑스는 지난주 기존 레바논 유엔 임시군 숫자(200명)에 200명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뒤 “너무 적은 게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에 프랑스는 23일 이스라엘 쪽에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현재 이탈리아가 3천명 파병을 제안했고 벨기에와 그리스, 핀란드는 병력 규모를 상세히 밝히지 않은 채 파병을 약속했다. 한국을 비롯해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노르웨이, 폴란드, 터키, 모로코, 뉴질랜드, 중국 등은 파병을 저울질하고 있다.

유엔은 다음달 2일까지 2000명의 유엔 임시군에 더해 3500명을 추가 파병하고 11월까지 이를 1만5천명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각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이 시기가 몇달 늦어질 수 있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유럽 외무장관들은 오는 25일 파병 규모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왜 파병 꺼리나=가장 큰 이유는 레바논 남부 맹주인 헤즈볼라 무장 해제라는 임무의 어려움이다. 유엔은 지난 11일 안보리 결의를 통해 임시군의 임무를, 레바논군을 도와 (기존 헤즈볼라 영향권인 남부 국경에서 리타니강까지의) 완충지역에서 승인받지 않은 무장을 해제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1978년부터 이 지역에 배치된 기존 임시군은 주로 감시 구실만 했지만 새 임시군은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시키는 버거운 숙제를 떠맡은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레바논군의 주도 아래 헤즈볼라 무기 보급로인 레바논과 시리아 국경지대를 통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력 충돌에 휘말릴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시리아도 23일 자국과 레바논 국경에 임시군이 배치될 경우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유엔은 임시군이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은 펼치지 못하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는 임시군이 무장 해제를 위한 작전에 어느 선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불분명하다며 임무를 명확히 해줄 것을 유엔 쪽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엔은 새로 마련한 교전수칙에서 임시군의 무력사용 권한을 폭넓게 인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자위를 위한 무력사용 권한은 기존과 같으나, 새 임시군은 자기 방어를 위해 선제 공격할 수 있으며 치명적인 살상 무력의 사용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마크 맬럭 브라운 유엔 사무부총장은 “(헤즈볼라가) 무력을 동원해 무장 해제를 거부한다면 (임시군도)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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