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BDA회의 계좌 본격 논의

북-미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동결 문제 실무회담차 19일 중국을 방문한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 베이징/연합뉴스

중, 6자회담 4~6개 실무그룹 제안

19일 오전 베이징 조어대에서 속개된 5차 6자 회담 2차 수석대표회의는 북한과 미국의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으나 진지한 분위기에서 실무적으로 진행됐으며, 북한은 이날 오후 미국, 남한, 중국, 러시아와 잇따라 양자협의를 벌였다. 이와 별도로 오후 3시(한국시각 오후 4시) 미국대사관에서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를 포함한 금융제재를 다룰 북-미 실무회의가 열리면서 본격 협상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양자협의를 마친 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이견이 조금씩이나마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는 진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그게 어떤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수석대표회의에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사안별로 4~6개 실무그룹(워킹그룹)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미국과 한국 등은 이에 사실상 동의했으나, 북한은 아직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선결조건으로서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만큼 동결계좌 문제를 다룰 금융 실무회의가 6자 회담 논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북한이 모든 제재 해제를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음에도 긍정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기다리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니컬러스 번스 미국 국무차관은 1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다소 강경한 개막연설은 과거와 다를 게 없는 것으로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며 “이번 주말까지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북한과) 양자 접촉을 벌일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장국인 중국은 일단 21일까지를 회담 시한으로 상정하고 의장성명을 통해 회담 결과를 담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대표단의 정부 당국자는 “오늘(19일) 수석대표회의는 상당히 실무적인 분위기에서 각측의 이견을 좁히는 의견교환이 이뤄졌다”며 “북쪽이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사안에 대해 상세하게 얘기하는 등 실무적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이 제안한 사안별 실무그룹은 △한반도 비핵화 △북-미 관계 정상화 △경제·에너지 지원 △지역 안전보장 체제 확립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일 관계 정상화 등 다른 현안이 포함될 경우 실무그룹은 5개에서 6개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이제훈 기자, 강태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