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군정을 비난하면서 신속하게 외교적 대응책을 모색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도력에 대해 인권단체와 외교가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6일 보도했다.
반 총장은 지난 2주간 미얀마 민주화 시위 뿐 아니라 다르푸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중동 문제와 기후변화를 주제로 유엔 총회의 고위급 회담이 잇따라 개최되는 동안 국제 외교가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엔 외교관은 "신임 유엔 사무총장이 어떤 인물인지 모두가 알고 싶어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의 스티브 크로쇼 국장은 금년초만 해도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지녀야 할 도덕적 권위를 보여주지 못했으나 미얀마 사태를 계기로 태도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지난 5일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얀마 군사정부의 평화시위 강제탄압을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어조로 비난했었다.
크로쇼 국장은 "반 총장의 (미얀마 사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지지한다"며 "반 총장이 앞으로도 그렇게 해주길 우리는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외교관들도 미얀마 사태에 대처한 반 총장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
반 총장은 미얀마 군정이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자 신속하게 이브라힘 감바리 특사를 파견해 폭력 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강한 메시지를 군정에 전달했다.
반 총장은 또 유엔 안보리, 중국,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등에 전화를 걸어 감바리 특사 방문을 미얀마 군정이 수용할 뿐 아니라 군정 최고지도자, 민주화 운동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 등을 면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본 터링진 국제 앰네스티(AI) 대표는 "미얀마 사태에 대한 반 총장의 성명은 아주 강했다"며 극히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터링진 대표는 또 최근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 확고한 지지 입장을 밝힌 반 총장의 성명을 적극 환영했다.
유엔은 전통적으로 사형제도를 반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반 총장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교수형에 대한 비난을 유보하자 인권단체의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었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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