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중국도 지지…이사회 통과땐 첫 여성총재
서방 선진국과 신흥국의 갈등으로 인선이 혼선을 빚던 국제통화기금(IMF) 신임 총재에 크리스틴 라가르드(55·사진) 프랑스 재무장관이 사실상 결정됐다. 막판까지 태도를 밝히지 않으며 서방의 애를 태웠던 중국이 그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라가르드는 이 기구 최초의 여성 총재가 된다.
원자바오 총리의 영국 방문을 따라온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27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라가르드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밝히며 “최종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불명확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라가르드의 선출을 낙관했다. 라가르드를 사실상 지지했으나 입장표명을 않던 미국도 이날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성명을 통해 공식적 지지 의사를 밝혀, 그의 총재 인선을 굳혔다.
통화기금은 이르면 28일 이사회에서 신임 총재를 선출하는데, 유럽과 미국, 중국의 지지를 합쳐 라가르드는 이사회 투표권의 과반을 확보한 상태다. 인도네시아와 몇몇 아프리카 나라들의 지지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유럽 출신과 미국 출신이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수장을 나눠 맡는 관례는 이번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 후임을 뽑는 과정에서 인도 등 신흥대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쳤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라가르드에 맞서 출사표를 던지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표를 모아왔다. 라가르드가 과반을 확보했지만 이사회에서 ‘합의 추대’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이 서방 선진국 중심의 국제통화기금 운영에 반대하는 신흥국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은 인도와 브라질을 경쟁자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또 라가르드를 지지하는 대신, 중국의 주민 현 국제통화기금 특보를 부총재로 임명하는 협상을 벌였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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