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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 폐막 ‘미 인터넷관리 독점’ 해소 실패

등록 2005-11-18 18:41수정 2005-11-18 19:23

제2차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 주최국인 튀니지의 진 엘 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이 16일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제공(ITU) 제공
제2차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 주최국인 튀니지의 진 엘 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이 16일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제공(ITU) 제공
‘구속력 없는 국제포럼’ 합의에 그쳐
“현행 주소자원체제 대안 마련돼야”
“2015년까지 정보격차 좁히기” 기대
아프리카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이틀간 열린 2차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WSIS)가 18일 미국의 주도의 현행 인터넷관리체제를 용인하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2003년 제네바 1차 회의 준비기간을 포함해 모두 4년여에 걸친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의 대장정은 90년대 초반부터 거세게 일기 시작한 정보통신 기술과 정보사회의 붐을 전세계의 당면 과제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특히 민간 주도로 이루어져 온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의 흐름에 각국 정부의 참여를 촉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1, 2차 회의 모두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정보격차에 관한 국제적 합의와 해결책의 모색을 핵심 주제로 내세웠지만, 실제론 미국이 지배하는 ‘인터넷 관리체제’에 대한 논란이 최대 관심거리였다.

여러 차례에 걸친 준비회의와 분과회의를 진행하면서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던 이 안건은 16일 본회의 직전 (구속력이 없는) 국제 포럼을 구성하는 조건으로 현행 미국 관리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런 결과에 대해 한스 클라인 미 조지아 공대 인터넷 정책 분과 교수는 “4년이라는 긴 협상을 통해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후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비참한 실패”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클라인 교수는 “공은 기술 영역으로 넘어갔다”면서 “이제 우리가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현행 주소자원체제의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가 인터넷 관리체제 안건에 주연의 자리를 내 준 감이 없지 않지만, 173개국 2만여명의 참가 규모와 300여개에 달하는 부대행사 등은 ‘전지구적 정보사회와 정보 격차의 해소’라는 정상회의 본래의 취지를 무색케 하지 않았다.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아프리카 지역 발전 전략, 표현의 자유, 여성과 기술, 교육 인프라, 어린이와 포르노 문제, 인터넷 상에서의 다국어 사용 방안 같은 다양한 움직임들이 표출됏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결성된 자국어사용인터넷연합의 의장 루이스 푸잔의 발언처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이 자동적으로 좀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기술의 급격한 확산에도 불구하고 문화적 다양성이 보장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영어 사용 중심의 인터넷 체계가 지속되는 한, 정보사회에서 비영어권 지역의 참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자국어사용 인터넷을 보편화는 기술적인 측면과 정치적인 측면 모두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해당 언어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는 2차례로 막을 내렸지만, 2015년까지 전세계 모든 지역을 정보통신 기술로 연결하고 지역간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가 뒤를 잇는다. 이 대형 프로젝트가 시장의 논리에 의해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을 새로운 정보기술 시장으로 개발하게 될지, 본래 취지대로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고 좀더 평등하고 자유로운 네트워크가 될지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 여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튀니스/양선영 통신원 sunyoung.yang@utoront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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