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인터넷 검색회사인 구글의 앤드류 맥러프린 정책 수석 자문.
세계최대 인터넷 검색회사인 구글의 앤드류 맥러프린 정책 수석 자문은 이번 정상회의가 인터넷 관리체제(인터넷 가버넌스) 문제에 너무 몰두해 주의제인 정보격차 해소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세계 인터넷주소를 관리하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설립과 운영에 참여했던 그이기에 인터넷 가버넌스에 대한 문제제기에 못마땅해 한다. 하버드 법대 ‘인터넷과 사회를 위한 버크만 센터’의 비상근 수석 연구원인 그는 법, 정치, 경제, 기술 분야를 연결해 작업하고 있다. 최근 그의 관심은 주로 아프리카 지역의 저개발국가들의 정보화를 돕는 것이다.
-1, 2 차에 걸친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의 성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정상회의 이후 정보사회와 관련해 전세계적으로 함께 노력해 가야 할 부분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들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전제되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 2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우선 이번 정상회의는 주된 목적인 정보격차의 해소라는 측면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각국 정부들의 관심이 거의 인터넷주소자원 문제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이건 큰 실수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주소자원 체계는 전세계에 걸쳐 문제 없이 구현되고 있다. 물론 절차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터넷주소자원의 운영을 관리 감독하는 일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현실적 문제는 얼마나 많은 지역에 빠르고 값싸게 인터넷을 보급하는가이다.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하는 사안들이 정부들이 보다 신경 쓸 부분이다.
현재 저소득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터넷에 연결하는 문제 자체이다. 안정적이고 저렴하고 빠른 연결을 위해 각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인터넷 제공 업체들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어떻게 시장 규제를 완화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들이다. 이런 부분에서 각국 정부가 보다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인터넷 주소 자원 관리에 대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이고 ICANN은 이미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새롭게 마련된 국제 포럼을 통해 참여의 폭을 보다 넓혀가는 것이 이후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 이번 튀니스 회의에서 최대 쟁점이 된 인터넷 가버넌스의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주소자원관리가 중요하지 않다면 무엇이 핵심 현안인가? =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인터넷 가버넌스가 무엇인지 정의할 필요가 있다. 내 관점에서 인터넷 가버넌스는 공공 정책이라는 측면이 핵심이다. 프라이버시, 검열, 스팸 바이러스와 같은 폭력과 보안의 문제 3가지로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이 세가지 예는 각기 다른 답을 가지고 있다. 우선 프라이버시의 경우 기본적으로 국내적으로 해결해 갈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프라이버시 개념은 유럽의 것과는 매우 다르다. 표현의 자유 같은 문제가 미국 유럽에서 더 중요하다면, 한국의 경우 정부가 책임의 문제에 보다 크게 비중을 둔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인터넷 웹페이지들에 로그인을 할 때 본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유럽에서는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로 간주될 만한 사항이다. 폭력과 보안의 문제의 경우 각 국가가 협조해야 하는 사항이다. 각 국가들은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어느 나라도 스팸이나 바이러스같은 폭력을 좋아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검열 문제의 경우는 국내적이면서 동시에 국제적인 문제이다. 검열은 독재 국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나라에도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하고 있는 문제이다. 이에 관해서는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싸워갈 필요가 있다. 내가 보기엔 이 세 가지 사안 모두가 도메인 네임 문제보다 중요하다. 도메인 네임은 현재 문제 없이 잘 작동하고 있다. 물론 그 절차에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이 인터넷 가버넌스에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 인터넷 가버넌스에 대한 미국 주도를 염려하는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인터넷은 분산적인 기술이다. 각각의 네트워크는 각각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국가 내에 자체 서버들과 라우터 등등을 물리적으로 가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 내에 있는 이런 물리적 장치들에 간섭할 방법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미국이 인터넷 가버넌스를 주도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바보 같은 예를 하나 들어보자. 얼마 전 미국 의회는 인터넷 상에서 특정 캐릭터의 사용하는 금지하겠다는 바보 같은 법안을 상정했다. 이러한 법안은 절대 실효성를 가질 수가 없다. 미국 밖의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미국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각국은 자체 규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실제로 걱정해야 하는 문제는 지구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보다 빠르고 값싼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ICANN 초기에 3년여 간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ICANN이 가진 한계와 강점을 이야기한다면? = ICANN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누구든 참여할 수 있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개념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다. 정부에게만 참여의 길이 열려 있는 것이 아닌, 시민사회, 기업 등 다양한 주제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한계는 ICANN이 다루는 인터넷주소자원이라는 사안 자체가 너무 기술적이고 전문적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참여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참여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 보다 폭 넓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요구된다. - ICANN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반발과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개정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지지하는데, 유엔은 정부간 기관에 불과하다. 주소자원운영과 관련한 정책 결정에는 각국 정부의 의견은 물론이고 시민 사회, 사업자들, 개별 인터넷 사용자들의 의견이 포함되어야 한다. 나는 ICANN 구조가 이러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현재 아프리카 지역 정보화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종류의 작업들을 해 왔는가? 그런 작업을 통해 기대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인가? =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해 온 작업의 주된 부분은 인터넷 익스체이지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 가나에선 10개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 업체와 1개의 큰 통신 회사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은 각각 가나 국외와 인터넷으로 연결하기 위해 위성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나에서 인터넷 사용 비용이 비쌌다. 한국의 경우 광케이블을 쓰기 때문에 매우 빠르고 값도 싸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가나에서 각기 다른 회사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가 이메일을 주고 받는다면 이 이메일은 위성을 타고 다른 지역들 예를 들면 뉴욕, 런던 같은 곳을 거쳐 다시 위성을 타고 가나로 들어와 전달되게 된다. 이 과정은 가나에서 인터넷 사용을 느리고 비싸게 만든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가나에 있는 10개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 업체들이 그들 간의 연결점을 만들어 국내 네트웍이 외부 지역을 거칠 필요 없이 직접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현재 가나는 이 작업을 진행했고 덕분에 국내에서 사용하는 인터넷은 보다 빠르고 저렴해졌다. 내가 주로 하는 일은 이러한 작업들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각 업체들 혹은 정부가 협력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일이다. 가나의 예가 내가 하는 작업의 긍정적인 효과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더 나아가 아프리카 지역 내에 자체 인터넷 중추(백본)를 만들 게 되면 아시아나 유럽과 같은 다른 지역에 의존할 필요 없이 더욱 빠르고 저렴한 인터넷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 아프리카 지역 정보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광케이블의 부족이다. 아프리카가 계속해서 위성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경우 광케이블을 사용하는 다른 지역에게 뒤질 수 밖에 없다. 광케이블을 설치해야 하는데 문제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서아프리카 남아프리카에는 현재 설치되었지만 독점 기업들 때문에 별로 크게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이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두번째 장애는 아프리카 자체의 지역 컨텐츠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에는 영어나 프랑스어보다 더 많은 인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토착 언어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 언어들로 이루어진 지역 컨텐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고유 언어인 이보(IGBO)를 사용하는 인구는 20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 언어로 이루어진 인터넷 컨텐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언어로 이루어진 아프리카 버전의 사이월드나 지역 신문 같은 컨텐츠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갈 이유는 바로 그러한 컨텐츠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 절대적 빈곤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보화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 매우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다. 솔직히 말해서, 인터넷이 마법의 해결책은 절대 아니다. 인터넷은 사람들 간의 소통을 보다 쉽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하게 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만든다.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소통에 기반한 기술이다. 인터넷을 통해 친구와 소통한다고 할 때, 인스턴트 메시지나 음성 메일, 전자메일, 웹페이지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소통 자체가 빈곤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한 마디로 인터넷은 도구다. 다른 어떤 것을 손쉽게 만들어 주는 도구. 당신은 인터넷을 이용해 보다 손쉽게 당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구할 수도 있고, 당신의 친구나 동료들과 보다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으로써 정보교환 측면에서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 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개별 사용자들이나 지역, 국가들에서 창의적으로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 이례적으로 빠른 정보화를 한국에 대해 코멘트 한다면? = 한국의 인터넷 발달에 관해서는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아왔다. 한국은 인터넷과 관련해 멋진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사이월드는 놀라운 커뮤니티 모델을 보여주고, 오마이뉴스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 기반 저널리즘의 모델이 되었다. 광대역 인터넷의 전개에 있어서도 굉장하다. 이에 관해서는 미국이 한국의 절반 정도 수준에 미치는 것 같다. 때문에 한국의 상황을 보면 미래에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예측할 수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법론, 멀티미디어 인터넷 게임 유저 등등 최소 5년 이상은 앞서 있는 것 같다. 정치적 논의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역시 매우 흥미롭다.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선거와 여론 형성을 효과적으로 이루어 낸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에너지는 정말이지 놀랍다. 조금은 다른 맥락에서 인터넷 기술에 대한 세대간 차이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고 있는 부분이다. 젊은 세대가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반면 기성세대는 빠르게 확산되는 신 기술에 대해 두려움이나 분노를 표출한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의 확산과 관련해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튀니스/양선영 통신원
- 이번 튀니스 회의에서 최대 쟁점이 된 인터넷 가버넌스의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주소자원관리가 중요하지 않다면 무엇이 핵심 현안인가? =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인터넷 가버넌스가 무엇인지 정의할 필요가 있다. 내 관점에서 인터넷 가버넌스는 공공 정책이라는 측면이 핵심이다. 프라이버시, 검열, 스팸 바이러스와 같은 폭력과 보안의 문제 3가지로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이 세가지 예는 각기 다른 답을 가지고 있다. 우선 프라이버시의 경우 기본적으로 국내적으로 해결해 갈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프라이버시 개념은 유럽의 것과는 매우 다르다. 표현의 자유 같은 문제가 미국 유럽에서 더 중요하다면, 한국의 경우 정부가 책임의 문제에 보다 크게 비중을 둔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인터넷 웹페이지들에 로그인을 할 때 본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유럽에서는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로 간주될 만한 사항이다. 폭력과 보안의 문제의 경우 각 국가가 협조해야 하는 사항이다. 각 국가들은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어느 나라도 스팸이나 바이러스같은 폭력을 좋아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검열 문제의 경우는 국내적이면서 동시에 국제적인 문제이다. 검열은 독재 국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나라에도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하고 있는 문제이다. 이에 관해서는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싸워갈 필요가 있다. 내가 보기엔 이 세 가지 사안 모두가 도메인 네임 문제보다 중요하다. 도메인 네임은 현재 문제 없이 잘 작동하고 있다. 물론 그 절차에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이 인터넷 가버넌스에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 인터넷 가버넌스에 대한 미국 주도를 염려하는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인터넷은 분산적인 기술이다. 각각의 네트워크는 각각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국가 내에 자체 서버들과 라우터 등등을 물리적으로 가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 내에 있는 이런 물리적 장치들에 간섭할 방법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미국이 인터넷 가버넌스를 주도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바보 같은 예를 하나 들어보자. 얼마 전 미국 의회는 인터넷 상에서 특정 캐릭터의 사용하는 금지하겠다는 바보 같은 법안을 상정했다. 이러한 법안은 절대 실효성를 가질 수가 없다. 미국 밖의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미국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각국은 자체 규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실제로 걱정해야 하는 문제는 지구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보다 빠르고 값싼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ICANN 초기에 3년여 간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ICANN이 가진 한계와 강점을 이야기한다면? = ICANN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누구든 참여할 수 있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개념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다. 정부에게만 참여의 길이 열려 있는 것이 아닌, 시민사회, 기업 등 다양한 주제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한계는 ICANN이 다루는 인터넷주소자원이라는 사안 자체가 너무 기술적이고 전문적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참여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참여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 보다 폭 넓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요구된다. - ICANN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반발과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개정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지지하는데, 유엔은 정부간 기관에 불과하다. 주소자원운영과 관련한 정책 결정에는 각국 정부의 의견은 물론이고 시민 사회, 사업자들, 개별 인터넷 사용자들의 의견이 포함되어야 한다. 나는 ICANN 구조가 이러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현재 아프리카 지역 정보화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종류의 작업들을 해 왔는가? 그런 작업을 통해 기대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인가? =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해 온 작업의 주된 부분은 인터넷 익스체이지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 가나에선 10개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 업체와 1개의 큰 통신 회사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은 각각 가나 국외와 인터넷으로 연결하기 위해 위성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나에서 인터넷 사용 비용이 비쌌다. 한국의 경우 광케이블을 쓰기 때문에 매우 빠르고 값도 싸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가나에서 각기 다른 회사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가 이메일을 주고 받는다면 이 이메일은 위성을 타고 다른 지역들 예를 들면 뉴욕, 런던 같은 곳을 거쳐 다시 위성을 타고 가나로 들어와 전달되게 된다. 이 과정은 가나에서 인터넷 사용을 느리고 비싸게 만든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가나에 있는 10개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 업체들이 그들 간의 연결점을 만들어 국내 네트웍이 외부 지역을 거칠 필요 없이 직접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현재 가나는 이 작업을 진행했고 덕분에 국내에서 사용하는 인터넷은 보다 빠르고 저렴해졌다. 내가 주로 하는 일은 이러한 작업들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각 업체들 혹은 정부가 협력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일이다. 가나의 예가 내가 하는 작업의 긍정적인 효과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더 나아가 아프리카 지역 내에 자체 인터넷 중추(백본)를 만들 게 되면 아시아나 유럽과 같은 다른 지역에 의존할 필요 없이 더욱 빠르고 저렴한 인터넷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 아프리카 지역 정보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광케이블의 부족이다. 아프리카가 계속해서 위성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경우 광케이블을 사용하는 다른 지역에게 뒤질 수 밖에 없다. 광케이블을 설치해야 하는데 문제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서아프리카 남아프리카에는 현재 설치되었지만 독점 기업들 때문에 별로 크게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이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두번째 장애는 아프리카 자체의 지역 컨텐츠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에는 영어나 프랑스어보다 더 많은 인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토착 언어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 언어들로 이루어진 지역 컨텐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고유 언어인 이보(IGBO)를 사용하는 인구는 20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 언어로 이루어진 인터넷 컨텐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언어로 이루어진 아프리카 버전의 사이월드나 지역 신문 같은 컨텐츠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갈 이유는 바로 그러한 컨텐츠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 절대적 빈곤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보화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 매우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다. 솔직히 말해서, 인터넷이 마법의 해결책은 절대 아니다. 인터넷은 사람들 간의 소통을 보다 쉽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하게 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만든다.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소통에 기반한 기술이다. 인터넷을 통해 친구와 소통한다고 할 때, 인스턴트 메시지나 음성 메일, 전자메일, 웹페이지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소통 자체가 빈곤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한 마디로 인터넷은 도구다. 다른 어떤 것을 손쉽게 만들어 주는 도구. 당신은 인터넷을 이용해 보다 손쉽게 당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구할 수도 있고, 당신의 친구나 동료들과 보다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으로써 정보교환 측면에서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 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개별 사용자들이나 지역, 국가들에서 창의적으로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 이례적으로 빠른 정보화를 한국에 대해 코멘트 한다면? = 한국의 인터넷 발달에 관해서는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아왔다. 한국은 인터넷과 관련해 멋진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사이월드는 놀라운 커뮤니티 모델을 보여주고, 오마이뉴스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 기반 저널리즘의 모델이 되었다. 광대역 인터넷의 전개에 있어서도 굉장하다. 이에 관해서는 미국이 한국의 절반 정도 수준에 미치는 것 같다. 때문에 한국의 상황을 보면 미래에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예측할 수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법론, 멀티미디어 인터넷 게임 유저 등등 최소 5년 이상은 앞서 있는 것 같다. 정치적 논의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역시 매우 흥미롭다.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선거와 여론 형성을 효과적으로 이루어 낸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에너지는 정말이지 놀랍다. 조금은 다른 맥락에서 인터넷 기술에 대한 세대간 차이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고 있는 부분이다. 젊은 세대가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반면 기성세대는 빠르게 확산되는 신 기술에 대해 두려움이나 분노를 표출한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의 확산과 관련해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튀니스/양선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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