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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고이즈미 독주’ 안팎서 삐끄덕

등록 2006-02-06 20:00

잇단 악재로 지지율 두 달만에 14%p 급락
라이브도어 파문·미국산 쇠고기 등 결정타
당내 비판 고개…차기총리 경쟁변화 조짐
지난해 9월 총선 압승으로 ‘1인 독주 체제’를 구축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정국 장악력 저하가 두드러지고 있다. 각종 악재로 내각 지지율은 급락세를 보였고, 자민당 내부에서도 고이즈미 총리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가시화했다.

?5c곤두박질치는 지지율=<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53명을 대상으로 이달 초 실시해 6일 보도한 전화여론조사를 보면, 고이즈미 내각 지지율은 45%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조사에 비해 14%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우정민영화법 국회심의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극심했던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43%로, 9%포인트 급증했다. 지난달 하순 실시된 다른 신문 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5% 가량 떨어졌다.

지지율 급락은 라이브도어 파문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금지 등 잇따른 악재에서 비롯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물론 자민당 실력자들은 총선 때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을 고이즈미 개혁의 동반자로 추켜세우며 적극 지원한 데 따른 거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호리에의 몰락은 경쟁지상주의에 몰두한 고이즈미 개혁의 허상과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는 계기를 제공했다.

농림수산성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면서 미국 현지에서 사전조사를 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을 비롯한 자민당 고위인사와 내진설계 위조 건설사의 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방위시설청의 고질적 담합 비리는 정부의 개혁 의지를 무색하게 했다. 고이즈미 정부는 ‘4점세트’로 불리는 이들 악재에 발목이 잡힌 채 야당의 대여 공세를 방어하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5c노골화하는 당내 반기=고이즈미 총리가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서두르고 있는 왕실전범 개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자민당 안에서 높아가고 있다. 여성·여계천황 인정을 뼈대로 한 개정안에 대해 ‘일본회의 국회의원간담회’ 등 보수우파 세력이 국회제출 저지 결의를 하는 등 제동에 나선 것은 물론 차기 총리 후보들도 이견을 내놓고 있다. 아소 다로 외상은 “앞뒤 가리지 않고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법안인가”라며 비판했고,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은 “국민적 합의가 분명하게 형성된 뒤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자민당 소장파 등에선 “9월에 그만둘 사람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거나 “이번에는 총리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얘기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3월 왕실전범 개정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법안의 처리가 그의 구심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정국 장악력 약화는 차기 총리 경쟁에도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 고이즈미 노선에 충실한 아베 장관 지지도는 38%로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나타냈으나, 지난번 조사에 비해 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아시아 중시 등 고이즈미와 대립하고 있는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지지도는 13%로, 약 2배로 늘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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