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서욱 국방장관. NHK 갈무리
한-미-일 세 나라가 다음달 미국 하와이에서 국방장관을 여는 방향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8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미-일 3국이 내달 중순 미국 하와이에서 방위(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놓고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담이 성사되면, 서욱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방위상이 참석하게 된다.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이 마지막으로 열린 것은 일본의 갑작스런 수출규제 조처와 그에 대항하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선언으로 한-일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던 지난 2019년 11월이었다. 당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어색하게 웃는 정경두 국방장관과 고노 다로 방위상을 번갈아 바라보며 “(우리) 동맹 맞죠?”라며 한-일의 관계 개선을 촉구했었다. 방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발사실험 중단 등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선 지난 10월1일 김만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일라이 라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 마스다 가즈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은 북한이 9월 들어 탄도 미사일을 잇따라 쏘아대자 전화회담을 열어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며 국방장관을 포함한 고위급 협의를 모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도 북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한 바 있다.
실제,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3국 협력 체제는 빈틈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19일 북한이 쏘아 올린 탄도 미사일에 대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발사 직후 1발이라고 밝혔지만, 일본 방위성은 2발이라고 우기다가 나중에 슬며시 견해를 수정한 바 있다. 한-일 군 당국 간에 기초적 의사소통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었다. 다만, 방송은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상황에 따라 회담이 온라인 방식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기시 방위상은 지난 27일 전화회담을 갖고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한 ‘핫 라인’을 내년 중 개설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국방장관이 전화회담을 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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