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자위대 12식 지대함 유도탄. 일본 육상자위대 제공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북한과 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 등을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관련해 자위대 전투기가 상대국 영공(영토)에 들어가 군사 거점을 폭격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서 군사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기시 방위상은 1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나가쓰마 아키라 입헌민주당 의원이 “자위권 발동 요건을 갖추면 상대국 영공 내 일본 전투기가 들어가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도 (적기지 공격 능력) 선택사항에 있느냐”는 물음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시 방위상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마땅한 수단이 없고, 필요 최소한의 실력 행사 등 자위권의 발동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전제”라고 설명했다.
이는 아베 신조 2차 정권 당시인 2020년 8월 자민당 정책조정심의회 산하에 만들어진 미사일방위검토팀이 “상대국의 영역(영토) 안에서도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을 포함해 억지력을 향상하기 위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하다”며 ‘적기지 공격 능력’을 제언한 내용의 연장선에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안보전략의 큰 방향성을 정하는 ‘국가안보전략’에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명기하고 그 하위 개념인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사용 장비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애매하게 대응했던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의 모호성을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뜻이다.
일본 정부는 적기지 공격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12식 지대함 유도탄’ 개조에 애를 쓰고 있다. 방위성은 현재 200km인 사거리를 5배 긴 1000km 이상으로 늘려 지상·함정뿐만 아니라 전투기에도 탑재해 2020년대 후반까지 실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방위성은 자위대의 주력 전투기인 F-15에 이미 도입하기로 결정한 ‘사거리 연장 합동 공대지 미사일’(JASSM-ER)을 탑재하고, 스텔스 능력을 갖춘 F-35에는 합동타격미사일(JSM)을 탑재할 계획이다. 상대방 영토에서 공격할 수 있는 장비들도 이미 추진되고 있는 있는 셈이다.
사카타 마사히로 전 내각법제국 장관은 <도쿄신문>에 “일본이 적기지 공격 능력을 갖고, 타격력의 일부를 담당하는 이상 (공격은 미군, 방어는 자위대라는) 미·일의 역할 분담이 유지되기 힘들다”며 “정부는 ‘전수방위’(공격받을 때만 군사력 행사)라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 버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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