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실행위원회는 25일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2일부터 5일까지 나흘 동안 도쿄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전시 때마다 우익들의 공격을 받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도쿄에서 전시된다.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실행위원회는 25일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2일부터 5일까지 나흘 동안 도쿄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우익세력의 방해로 무산된 전시를 10개월 만에 다시 여는 것이다. 전시는 도쿄 구니타치시에 있는 공공시설인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와사키 사다아키 도쿄실행위 공동대표는 이날 “다양한 표현에 대해 침묵을 강요당하는 이 시점에 천황제, 식민지지배, 일본군 ‘위안부’, 원전 문제 등을 자유롭게 생각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 ‘표현의 부자유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와사키 대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전쟁반대를 외치는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팀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는 소녀상 이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 일본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일왕 관련 작품 등도 선보인다.
악화된 한-일 관계 영향인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전시는 일본 내에서 줄곧 우익들의 표적이 돼 왔다. 지난해 6월 도쿄 신주쿠 민간 전시시설에서 ‘표현의 부자유전’ 전시를 계획했으나 우익 성향의 인사들이 확성기·차량을 동원해 협박과 방해를 하면서 갤러리 쪽이 장소를 빌려줄 수 없다고 통보해 무산된 바 있다.
오카모토 유카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실행위 공동대표는 “아티스트와 시민의 힘으로 전시 공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안전하게 전시를 개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익들의 협박에 대비해 자원봉사자만 240명, 변호사 약 60명이 지원을 하고 있다. 경찰 협조도 요청한 상태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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