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상, 12년 만에 미국 항공모함에 승선

이매뉴얼 주일 미대사 동행
“북한·중국 움직임 견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와 함께 23일 태평양상에 체류 중인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10만t급)에 승선했다. 람 이매뉴얼 트위터 갈무리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23일 태평양에 머무르고 있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배수랑 10만t)에 승선했다. 일본 외무상이 미 해군 항공모함에 승선한 것은 12년 만이다.

일본 외무성은 23일 자료를 내어 하야시 외무상이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와 함께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승무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미 해군의) 공헌에 감사한다”며 “일본 자위대와 협력 등 일·미 동맹 강화에 계속 힘써 달라”는 뜻을 밝혔다. 일본 외무상이 미 항공모함에 오른 것은 2010년 민주당 정권 시절 오가다 가쓰야 외상 이후 처음이다.

일본 총리 가운데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5년 10월 처음으로 미 제7함대에 배속된 항모 로널드 레이건에 승선한 바 있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5월 아베 당시 총리와 함께 일본의 ‘경항모’인 가가에 올랐다. <산케이신문>은 24일 하야시 외무상의 미 항모 탑승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올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거듭하고 핵실험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속에서 북한과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전했다.

미 항모에 함께 오른 미-일 두 나라가 강조한 것은 한·미·일 3각 협력이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이날 항모 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파견한 ‘정책협의 대표단’의 24일 입국을 거론하며 “새로운 우정에 근거하는 3국 관계의 새로운 날,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외무상도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개발이 한층 활발해지는 가운데 일·미·한 3국의 협력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일은 지난 12~13일 동해에서 4년5개월 만에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에선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이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14일 동해 공해상에 머무르고 있던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탑승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