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대형 태풍 난마돌(14호)이 18일 일본 남부 규슈에 빠른 속도로 다가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규슈 미야자키현 바다의 파도가 거세다. AP 연합뉴스
초강력 대형 태풍 ‘난마돌’(14호)이 18일 저녁 일본 서남부 규슈에 상륙해 일본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난마돌이 이날 저녁 7시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부근에 상륙했으며 1시간에 20㎞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고시마현에 폭풍·파랑·해일 특별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일본에서 태풍 특별경보는 2016년 이후 6년 만이며, 오키나와현을 제외한 경우로 한정하면 처음이다. 기상청은 “과거 유례가 없는 위험한 태풍이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초강력 대형 태풍 난마돌(14호) 이동경로 예보. NHK 갈무리
난마돌의 중심기압은 935헥토파스칼(hPa)이며 태풍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은 초속 45m,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65m에 이른다. 일본에서 중심기압이 가장 낮았던 태풍은 1961년 9월의 낸시로 925헥토파스칼이었다. 당시 사망자·실종자가 약 200명이나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있다. 미야자키현에도 호우 특별경보가 내려졌다. 이들 지역에선 태풍의 영향으로 가로수 가지가 부러지고, 27만여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미야자키현에서는 평년 9월 1달 분 강우량의 1.5배에서 2배에 이르는 비가 쏟아졌다. 지난 15일 내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따져보면 강우량이 18일 밤 10시까지 미사토초 난고에서 880㎜를 넘었고, 모로쓰카촌에서 750㎜, 미야코노조시 660㎜를 넘었다.
이날 저녁 난마돌 상륙 지점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간토 지방에서도 비가 강하게 내리고 있으며, 저녁 8시 기준 1시간 동안 수도 도쿄 하치오지시에서도 34.5㎜의 강우량이 관측됐다. 883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이날 규슈 지방의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서 80대 남성이 강풍에 넘어져 얼굴을 다쳤으며, 미야자키현 구시마시에서는 대피소로 사용되는 체육관의 유리가 깨져 여성 한명이 다치는 등 각지에서 피해도 보고되고 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전했다. 가고시마시에서는 아파트 건설 현장 크레인이 부러졌다. 최소 22명이 다쳤다고 방송은 전했다.
철도와 전철, 비행기 운항 중지도 잇따랐다. 규슈신칸센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모든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간사이 지방인 신오사카역과 나고야역 사이 신칸센 운행도 중지되고 나고야역과 도쿄역 사이도 운행편이 감축됐다. 일본 국내 항공편도 규슈 지방을 중심으로 오후 4시 기준으로 529편이 결항됐다. 수도 도쿄에서도 지하철 ‘도자이선’ 일부 구간이 침수돼 운행이 일시 중지됐다.
난마돌은 19일 진로를 동쪽으로 바꿔 일본열도를 지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서일본의 넓은 범위와 동일본 일부가 풍속 15m 이상의 강풍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오후 관저에서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긴장감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조금이라도 위험을 느끼면 주저하지 말고 대피하는 등 생명을 지키는 행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