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일본·영국·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5개국이 만든 ‘태평양 도서국 지원 협의체’(파트너스 인 더 블루 퍼시픽·PBP)에 한국·프랑스·독일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확정되진 않았지만, 검토 중”이라며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0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뉴욕 유엔총회에 맞춰 협의체 소속 5개국 외교장관 회담이 예정돼 있다. 한국 등 3개국이 옵서버로 참석하는 쪽으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며 “대중 포위망을 강화하기 위해 참여국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협의체에 속한 5개국 외교장관 회담은 22일 뉴욕에서 열린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확정은 아니지만, 글로벌 중추국가를 추구하는 정부는 태평양 도서국과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이런 구상에 힘을 보태는데 열려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이런 태도를 보임에 따라 22일 회의엔 뉴욕을 방문 중인 박진 장관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이 협의체에 가입하면, 지난 5월 말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이어 중국을 겨냥한 두 번째 협의체에 참여하는 게 된다.
신문은 한국 등이 참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 “프랑스는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프랑스령)가 있어 중국의 해양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고, 독일도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 대해선 “(지난 5월 출범한) 윤석열 새 정부는 중국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애쓰고 있다”고 짚었다.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도 19일(현지시각)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개최한 포럼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2일 피비피 회의를 연다. 이 기구에 몇 개국이 더 가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가 참여국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다. 캠벨 조정관은 태평양 지역의 현안을 대응하려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오커스(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의 안보 동맹),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자 협의체) 등 유사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5개국은 태평양 도서국을 상대로 경제·외교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6월 피비피를 출범시켰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 태평양 도서 국가들이 직면한 현안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이 지역에서 점점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29일 미국 워싱턴에서 태평양 도서국 정상과 첫 정상회의도 연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