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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도쿄전력,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시연 ‘눈속임’ 논란

등록 2022-10-03 13:40수정 2022-10-03 17:09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AP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AP 연합뉴스

도쿄전력이 시행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 ‘시찰 투어’ 과정에서 내년 봄 바다 방류가 예정된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실험이 사실상 눈속임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쿄신문>은 3일 “도쿄전력 쪽이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을 감지할 수 없는 데다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에 대해서도 고농도가 아니면 반응하지 않는 선량계를 사용해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선전을 반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위한 ‘인상 조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폭발 사고로 가동이 중단돼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을 살펴보는 도쿄전력의 ‘시찰 투어’에는 정화 처리한 오염수의 안전성을 선전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도쿄전력 관계자가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오염수가 담긴 병에 방사선 중 감마선만 검출이 가능한 선량계(방사선량 측정기구)를 대고 ‘반응이 없다’며 안전하다는 취지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선량계로는 베타선이 나오는 삼중수소를 감지할 수 없다. 감마선이 방출되는 세슘의 경우도 농도가 상당히 높아야만 측정이 가능하다. 쇼즈가와 가쓰미 도쿄대 조교수(환경분석)는 이 신문에 “과학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세슘의 경우 리터당 수천 베크렐(㏃)이 들어 있지 않으면 선량계는 반응하지 않는다. 세슘이 방출 기준(90베크렐)의 수십 배가 들어 있어도 (선량계 반응만 보면) ‘세슘이 없다’는 듯이 인식된다”고 말했다.

오염수 선량계 측정은 2020년 7월부터 약 1300개 단체, 1만5000명에게 시연했다고 도쿄전력이 밝혔다. <도쿄신문>은 “도쿄전력의 시연은 아무런 검증을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수법으로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은 ‘인상 조작’, ‘거짓말’로 받아들여질 만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약 125만t)를 내년 봄 바다로 방류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해저터널 공사를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어민 피해 등을 고려해 원전이 위치한 해안에서 1㎞ 길이의 해저터널을 새로 만들어 이곳을 통해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춰 약 30년에 걸쳐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다. 정화 시설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의 경우 기준치의 40분의 1 이하로 농도를 희석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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