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3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E조 1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도하/AP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 대표팀이 23일(현지시각)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 독일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자 일본 열도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주요 언론은 1면으로 이 소식을 전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도하의 환희’, ‘도하의 기적’이란 말로 도배가 됐다.
일본이 월드컵 무대에서 독일에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도하의 환희’라고 표현하며 “일본 축구계로선 오랜 기간 좋은 본보기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던 독일과 최고의 무대에서의 싸움이었다”며 이번 승리의 큰 의미를 부여했다.
에스엔에스에서도 일본이 ‘도하의 비극’을 벗고 ‘도하의 환희’를 이뤄냈다며 기쁨을 함께했다. 도하는 일본엔 뼈아픈 곳이기도 하다. 1993년 10월 ‘19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일본이 사상 첫 본선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이라크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결국 같은 시간 도하의 다른 경기장에서 북한을 이긴 한국이 본선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한국엔 ‘도하의 기적’이었지만 일본엔 ‘도하의 비극’으로 기억됐다.
한 네티즌이 “모두 들어줘, 도하의 환희다”라며 현지 경기장에서 일본 응원단이 환호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한 누리꾼은 “도하의 비극의 멤버였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28년 뒤 ‘도하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글을 올렸다. 모리야스 감독은 독일에 승리한 뒤 “역사적인 순간이자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일본 대표팀 아사노 다쿠마 선수는 트위터에 “이날 이 순간을 위해 4년 반 전부터 준비해왔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정말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일본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젊은이들의 거리인 도쿄 시부야에선 축구팬들이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는 영상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왔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현지 경기장에서 일본 응원단이 환호하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온 뒤 4시간 만에 30만건 이상이 재생됐다”고 전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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