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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최대 미디어그룹 쟁탈전 격화

등록 2005-02-14 18:59수정 2005-02-14 18:59

후지텔레비전 최대주주 ‘니혼방송’ 주식
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 가 35%인수 촉발
후지 “총력방어” 에 라이브도어 “증자” 맞서

일본 최대의 미디어그룹 쟁탈전이 격화하고 있다. ‘사냥꾼’은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구단 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첨예하게 진행될 때 구단 인수 의사를 밝히며 ‘백기사’로 나서 야구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모았던 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의 사장 호리에 다카후미(32). ‘목표물’은 최대 민영방송인 〈후지텔레비전〉과 일본 극우세력의 ‘확성기’인 〈산케이신문〉 등을 거느린 후지산케이그룹.

쟁탈전은 지난 8일 라이브도어가 후지산케이그룹의 라디오방송인 〈니혼방송〉의 주식 29.6%를 전격 인수하면서 촉발됐다. 호리에 사장은 당시 주식시장 개장 전 시간외 거래를 통해 700억엔을 풀어 이 방송 주식을 순식간에 사들임으로써, 이전 보유분과 합쳐 35%를 가진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매출액이 1100억엔에 지나지 않는 니혼방송의 주식 인수가 최고의 화제가 된 것은 이 회사가 그룹의 핵심인 후지텔레비전 지분 22.5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후지의 현 경영진은 매출액이 4600억엔에 이르는 후지의 지배 주주가 되기 위해선 자금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덩치가 작은 니혼방송을 지배한 뒤, 이 방송을 통해 후지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편법을 사용했다. 바로 이 ‘약점’을 파고든 호리에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니혼방송을 자회사로 편입시켜 그룹 구조를 정상화하려던 도중 호리에의 기습작전에 당한 후지 쪽은 ‘비신사적 행위’라고 비난하며 경영권 총력 방어에 나섰다. 현재 12.3%의 지분을 보유한 후지는 일단 궤도를 수정해 니혼방송 주식 매수 목표를 25%로 낮췄다. 이는 일본 상법에서 서로 지분을 가진 기업 사이에 한쪽의 지분이 25%를 넘게 되면 상대쪽의 의결권이 소멸되는 규정을 노린 것이다. 또 상위 10대 주주의 보유주식 합계가 80%를 넘으면 1년내 상장폐지, 90%를 넘으면 즉각 상장폐지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를 시키더라도 호리에가 니혼방송을 지렛대로 삼아 경영권에 도전하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호리에는 업무제휴 제의를 계속하면서도, 니혼방송 증자를 통해 후지의 지분율을 떨어뜨려 후지의 대응을 무력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화전 양면전술을 펴고 있다. 호리에의 당면 목표는 그룹의 핵심인 후지이지만, 후지 경영권의 행방에 따라 같은 그룹에 있는 산케이신문도 상당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현재로선 양쪽이 전의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어 대립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니혼방송의 상장폐지라는 극단적 사태로 가면 공멸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대타협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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