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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우익 ‘파열음’…고이즈미 퇴진 앞두고 갈등 증폭

등록 2006-03-10 19:20수정 2006-03-10 21:42

야스쿠니 참배 강행 ‘개헌 공든탑’ 무너질라

일본의 보수우익이 진로를 놓고 분화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이 불러온 파열이다. 신사 참배로 아시아에서의 외교적 고립과 국익 훼손을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보수우익 주류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그 바탕엔 일본 보수우익의 숙원인 헌법 개정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깔렸다.

우파 주류, 극우 제동 ‘선긋기’

<정론>과 <제군> 등 극우 성향의 월간지들은 각각 3·4월호에서 보수우익의 ‘거두’ 와타나베 쓰네오(79) 요미우리신문사 그룹 회장 겸 주필을 맹공했다. 와타나베의 젊은 시절 공산당 전력을 들면서 그의 ‘배신’을 꾸짖었다. 와타나베가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역사와 철학을 모르면서 공부도 하지 않고 교양도 없다”며 야스쿠니 참배를 맹비난한 데 따른 반격이었다.

와타나베의 ‘반야스쿠니 투쟁’에 대해선 개헌 작업의 차질을 막으려는 극우와의 선 긋기라는 분석이 있다. 나리타 노리히코 스루가다이대 부학장(정치학)은 “그가 국익을 합리적으로 계산할 줄 아는 보수주의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본의 보수우익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과거의 침략전쟁을 부정하고 전범을 옹호하며, 개헌을 통해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를 만드는 데 앞장서온 세력이 극우다. 이들의 맞은편에 진보세력과 더불어 과거사 사죄와 헌법 제9조 유지 등 ‘평화국가 일본’을 강조하는 온건보수가 있다. 반면에 주류우파는 역사인식 문제가 전면에 부각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개헌에 주력한다.

주류 우파는 미-일 동맹을 최우선으로 삼고 대북 제재를 주장하는 등 과거사 문제를 빼놓고는 극우와 그다지 차이가 없다. 극우와 주류 우파는 세력이 한층 약해진 온건보수의 저항을 뚫고 개헌과 자위대의 해외파병, 군사력 강화 등을 밀어붙여 왔다.


하지만 주류 우파는 고이즈미 정권에서 신사참배 등 국민적 정서를 자극하며 급격히 세를 불려온 극우의 ‘질주’가 자신들의 오랜 꿈인 개헌을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 자민당에서도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 외상을 비롯한 일부 야스쿠니 참배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사 참배에 부정적이다. 재계 또한 중국과의 경제 관계 악화를 우려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민주당 소장 우파에서도 총리의 신사 참배를 지지하는 의원은 ‘전범은 없다’고 강변하는 노다 요시히코 전 국회대책위원장 등 극소수다. 고이즈미는 야스쿠니 참배에는 집착하면서도 안보나 왕실전범 문제에선 극우 성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고이즈미 퇴진 앞두고 갈등 증폭

6개월 앞으로 예정된 고이즈미의 퇴진이 다가오면서 이들 세력 사이의 갈등은 한층 증폭되고 있다. 보수우익 내부의 역학관계 변동은 ‘고이즈미 이후’ 일본의 행로와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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