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첨단 무인기 중 하나인 ‘우전(WZ)-7’ 모습. 일본 통합막료감부
중국이 동중국해와 그 주변에서 무인기 운용을 늘리면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 긴급발진이 최근 1년 반 사이에 12차례나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무인기나 정찰기구(풍선) 등이 영공을 침범할 경우 쉽게 격추하기 위해 무기 사용기준을 완화하기로 해 동중국해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7일 “중국이 동중국해와 그 주변에서 일본 영공에 접근하는 무인기 운용을 급증시키고 있다. 항공자위대의 긴급발진이 2021년 8월 이후 12차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항공자위대는 비행경로를 분석해 영공 침범 우려가 있을 때, 대응 차원에서 전투기하고 있다.
중국 무인기에 대한 일본의 긴급발진은 2013년 9월 처음 시작됐고 지금까지 모두 15차례 있었다. 이 가운데 80%인 12차례가 최근 1년 반 사이에 이뤄진 것이다. 2017년 5월과 2018년 4월에 각각 한 번씩 긴급발진이 있었고 2019년·2020년엔 없었다. 이 중 실제로 중국 무인기가 일본이 주장하는 영공을 침범한 것은 2017년 5월 오키나와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공에서다. 일본이 실효 지배하는 센카쿠열도는 중-일 간 영유권 분쟁 지역이다.
일본 쪽은 중국이 대만 유사(전쟁)시를 상정해 군사훈련을 강화한 2021년 여름께부터 무인기 운용이 급격히 늘었다고 보고 있다. 2021년 8월과 지난해 7~8월엔 공격형 무인기(TB001)가 동중국해에서 오키나와현 본섬과 미야코섬 사이 미야코 해협을 지나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지난 1월엔 중국의 최첨단 무인기 중 하나인 ‘우전(WZ)-7’ 1대가 동중국해에서 미야코 해협을 지나 태평양 방향으로 통과했다. 이 기종이 일본 해역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방위성 간부는 이 신문에 “최근 들어 동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무인기 비행이 매일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런 움직임은 대만 유사시 등을 겨냥한 중국의 구상인 ‘접근저지·영역거부’(A2·AD) 전략과 들어맞는다”고 전했다. 항공자위대에서 사령관을 지낸 무토 시게키는 이 신문에 “중국은 실전을 염두에 둔 무인기 운용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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