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도쿄 관저에서 엔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만 해협을 둘러싼 중국의 위협에 맞서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총리 관저 누리집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새로 개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러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아시아에선 나토의 첫 사무소가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일본 정부와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나토가 2024년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다”며 “중·러의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러 나라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나토는 지난해 6월 12년 만에 채택한 새 ‘전략개념’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각각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과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을 결정한 바 있다.
일본을 비롯해 한국·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는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 국가다. 도쿄 사무소는 나토의 아시아 지역 첫 사무소이자, 이 지역 파트너국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나토는 가맹국 이외에 우크라이나, 조지아 등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신문은 “모두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나토와 관계를 깊게 해 온 나라들”이라고 지적했다.
나토는 안보 분야에서 일본과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나토 관계자는 이 신문에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초대하고 싶다. 그때까지 새로운 차원의 협력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나토와 일본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담긴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맺고 있다. 이번에 사이버·우주 등 각 분야에서 좀 더 심도 있는 내용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특히 사이버 분야를 중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문은 “나토는 사이버 공간을 육해공과 나란히 하는 제4의 작전 영역으로 규정한다”며 “중·러가 공격 능력을 높여 미국과 유럽의 군사 시설이 표적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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