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올해 예정된 일본과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안보협력의 ‘새로운 방향성’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중·러를 겨냥해 일본과 유럽연합이 한층 긴밀해지는 모양새다.
‘유럽연합 인도·태평양 장관급 포럼’ 참석을 위해 스웨덴을 방문한 하야시 외무상은 1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유럽연합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며 “유럽연합과의 안보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올해 일-유럽연합 정기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무상은 ‘새로운 방향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럽연합과 논의 중이라 상세한 이야기는 삼가고자 한다”면서 “해양안보 분야에서 협력 강화나 사이버·우주라는 새로운 과제에 함께 대응하는 것 등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앞선 13일 포럼 연설에서도 유럽연합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인도·태평양의 안보를 나눠서 논의할 수 없다.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일본 주변에서도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19~21일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법치주의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켜내겠다는 주요 7개국의 강력한 결의를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호소했다. ‘유럽연합 인도·태평양 장관급 포럼’은 지난해 2월 프랑스에서 처음 열렸다.
유럽연합 차원의 대중국 전략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14일 “유럽연합이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관계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중국 전략문서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이 대중국 전략문서에서 대만 유사시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대중국 전략문서는 4년 만에 개정이며 올해 6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채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략문서는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의 대중국 정책의 지침이 된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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