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A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할 때 방사선 검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강행하려는 일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도쿄신문>은 19일 복수의 중·일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세관 당국이 일본 수입 수산물에 대해 전면적인 방사선 검사를 이달부터 시작했다. 일본 외무성과 농림수산성이 대응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유출된 뒤 중국 정부는 후쿠시마현 등 10개 지역 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외 지역에 대해서는 수입할 때 수산물의 일부만 샘플 형태로 추출해 방사성 물질 검사를 해왔다.
이번에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본산 수입 수산물 하나하나에 대해 검사를 시작했다. 냉장 수산물은 약 2주, 냉동품은 약 한 달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서 수산물의 신선도 유지가 어려워 수입에 차질이 걸리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한 일식집 주인은 <교도통신>에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이 이달 13일 이후 전달되지 않아 스페인산 참치로 재료를 바꿨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의 이번 조처는 내달 예정된 일본의 오염수 방류 때문이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지난 7일 “오염수 방류가 식품에 끼칠 영향을 주시한다.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중국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발표 직후 일본산 수산물 검사가 강화됐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해 중국에 수출된 수산물이 871억엔(약 7900억원)가량 된다고 밝혔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일본 수산물의 경우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이다.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염수 방류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동을 순방 중인 기시다 총리는 18일 중국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논의를 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일·중 전문가들이 만나 과학적 관점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달라고 (중국쪽에)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쪽이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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