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지지율 5%에서 20%대로 급상승
아시아 국가와 관계 개선 기대로·온건파 부상
아베 장관 여전한 우세속 양자구도 가시화
아시아 국가와 관계 개선 기대로·온건파 부상
아베 장관 여전한 우세속 양자구도 가시화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가운데 한사람인 후쿠다 야스오(69) 전 관방장관의 대중적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선두주자인 아베 신조(51) 관방장관의 압도적 우세는 여전하지만, 후쿠다의 빠른 추격세로 양자대결 구도가 가시화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8~19일 전국 유권자 18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는 지지율 47%로 수위를 유지했다. 후쿠다는 20%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 언론들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10% 수준에 머물렀던 후쿠다의 지지율이 20%대로 올라선 것은 처음이다. 후쿠다의 지지율은 지난 1월 조사 때는 5%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 4명에 국한한 것이어서 아베 장관도 지지율이 30% 안팎에서 적잖이 늘어났다. 그렇지만 후쿠다 장관의 증가율에는 훨씬 못미쳐, 지지율 격차는 꽤 좁혀진 셈이다. 아소 다로 외상은 5%,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은 4%를 각각 기록했다.
후쿠다의 급부상은 아시아 나라들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총리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사람이 나은가’라는 물음에 6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후쿠다 지지자 가운데 중-일 관계를 중시한다는 응답자가 76%로 가장 많았다.
자민당에선 최근 한국 방문 등 후쿠다의 활발한 외교 활동이 결정적 시기를 위한 준비이며, 현재의 2강·2약 구도가 결국 양자대결로 집약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자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아베 지지율이 61%인 데 비해, 후쿠다는 15%에 그쳐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자민당 내부에서 아베-반아베 진영의 대립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대 파벌인 모리파의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최근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후쿠다에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계도 그를 꼽는 사람이 상당히 있다”며 ‘후쿠다 대망론’을 강력히 피력했다. 야마사키 다쿠 전 부총재와 가토 고이치 전 간사장도 공공연히 후쿠다 지지를 나타내며 ‘아베 포위망’을 죄고 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최근 이부키파 회장인 이부키 분메이 전 노동상을 중의원 행정개혁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아베 포위망 흔들기에 적극 나섰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고이즈미-아베 라인에 충성해 주류에 편입되도록 유도하려는 고이즈미류의 인사”라고 분석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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