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도날드 매장 모습. 도쿄/김소연 특파원
일본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라 처음으로 전국 평균 시간당 1000엔(약 9097원)이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의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올해 인상폭은 약 30년 만에 전년 대비 4%를 넘어설 것”이라며 “처음으로 전국 평균 시급 1000엔 이상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중앙최저임금심의회 소위원회는 26일 2023년도 최저임금 기준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는 28일 결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의회에서는 노동자 쪽 위원들이 5% 정도 인상을 요구한 상태다. 반면 사용자 쪽은 중소기업의 부담을 거론하며 신중한 태도다.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최저임금 인상 의지가 워낙 강하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 전국 평균 1000엔을 달성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현재 최저임금 전국 평균은 961엔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정부가 내세우는 목표는 달성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의 최저임금이 전국 평균 1000엔으로 인상된다고 해도 한국을 비롯해 다른 선진국과 견줘 낮은 편이다. 엔화 약세 영향도 있지만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경제침체 시기 사회 전반적으로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19일 내년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2.5% 올린 시급 9860원(약 1080엔)으로 결정했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중앙심의회가 매년 여름께 지역별로 나눠 기준액을 정하면 47개 도도부현(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시 심의회를 열어, 지역 상황에 맞게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다. 전국이 같은 최저임금을 받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물가가 비싼 도쿄와 지방의 최저임금이 다르다. 현재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도는 시급 1072엔이지만 가장 낮은 오키나와현은 853엔으로 격차가 크다. 일본 정부는 최저임금의 고질적인 문제인 지역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지역별 차등 등급을 4개에서 3개 구간으로 줄였다. 45년 만의 개정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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