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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성폭력 피해 신청 325명…61년 만에 사라지는 ‘일본 자니스’

등록 2023-10-03 17:07수정 2023-10-04 02:33

‘창업자 성폭력’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 폐업 선언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자니스 신임 사장(오른쪽)은 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한다. 자니스 사무소는 스스로 해체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도쿄/AP 연합뉴스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자니스 신임 사장(오른쪽)은 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한다. 자니스 사무소는 스스로 해체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도쿄/AP 연합뉴스

스마프·아라시 등을 배출한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인 ‘자니스’가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로 6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당분간 ‘스마일업’으로 회사 이름을 바꿔 운영하다 성폭력 피해 보상이 끝난 뒤 현재 회사는 문을 닫기로 했다.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자니스 신임 사장은 지난 2일 오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한다. 자니스 사무소는 스스로 해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가시야마 사장은 앞선 지난달 7일 사무소가 만든 전문가 팀의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 회사의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1931~2019) 전 사장이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백명의 소속 연예인을 상대로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자니스 사무소’라는 회사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달 17일 회사 이름을 ‘스마일업’으로 바꿔 피해자에 대한 보상 업무를 진행한 뒤 이 일이 마무리되면 회사는 문을 닫기로 방침을 정했다.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회사의 미온적인 대응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커지고 광고계 등에서 소속 연예인들을 쓰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결국 자니 기타가와 전 사장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자니스가 설치한 피해자 구제위원회에는 지난달 30일 기준 325명이 피해보상 청구를 신청한 상태다. 히가시야마 사장은 “‘이 정도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하면 치유될 수 있을지 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니스 연습생 육성을 담당하는 ‘자니스 아일랜드’의 이노하라 요시히코 사장도 기자회견에서 “(기타가와의) 절대적인 지배 속에 있었다. 피해자 중 한 명이 용기를 내준 덕분에 여러명이 고백할 수 있었다. 이를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십년 동안 일본 연예계에서 쉬쉬해오던 기타가와의 성범죄 행각은 영국 비비시(BBC)가 지난 3월 1시간에 이르는 고발 방송을 내보낸 뒤 자니스 소속 연예인이었던 카우앙 오카모토(27) 등이 4월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사실을 증언하며 세상에 공개됐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11월부터 시작된다. 구제위원회가 보상액을 산정해 ‘스마일업’에 제시한 뒤, 이를 근거로 지급 절차를 밟아나갈 방침이다. 스마일업의 주식을 100% 갖고 있는 기타가와의 조카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 전 사장은 이날 별도 메시지를 통해 “보상과 피해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업무 이외에는 하지 않겠다”며 “자니스 사무소를 폐업하는 것이 가해자의 친족으로 해야 할 일이다. ‘자니 기타가와’의 흔적을 이 세상에서 모두 없애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후 한 달 안에 새 연예기획사를 만들어 히가시야마 현 사장이 사장으로 취임한다. 회사명은 팬클럽 공모를 통해 결정하며, 사외이사 기용도 검토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출자할 예정이지만 자본금 등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친족인 후지시마 전 사장은 지분 출자와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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