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들이 엔·달러 환율을 표시한 도쿄 한 증권사의 모니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독일에 역전되면서 세계 3위에서 4위로 한 단계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24일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올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이 지난해보다 0.2% 감소한 4조2308억 달러(약 5726조원)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경우 명목 국내총생산이 지난해보다 8.4% 증가해 4조4298억(약 5996조원) 달러로 일본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이 주춤한 것은 엔화 가치 하락이 직접적 영향을 줬다. 기록적인 엔저로 인해 달러화를 기반으로 하는 명목 국내총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도쿄 외환시장에선 지난해 평균 1달러에 131엔 정도이던 엔화가 올해 150엔대까지 도달하는 등 엔화 가치 하락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견줘 유로화는 엔화만큼의 큰 변동은 없었다. 일본보다 높은 독일의 물가상승률도 영향을 끼쳤다. 올해 일본 물가상승률은 대체로 3%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독일은 연초에 9%까지 치솟다가 서서히 줄어 4%대로 내려왔다.
인도도 일본을 맹추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인구 14억명을 넘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된 인도의 국내총생산이 2026년 일본을 웃돌아 4위로 부상하고 일본은 5위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고도 성장기였던 1968년 당시 경제 주요 지표였던 국민총생산(GNP)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서독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가 2010년 중국에 밀려 3위로 떨어진 상태다.
마이니치신문은 “명목 국내총생산은 환율 영향이 크다”면서도 “일본은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 경제 규모는 국제적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역전되면 일본의 위상이 한층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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