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미 요코타 사키에(사진 왼쪽)와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 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과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이 사망했다는 정보를 한국 쪽으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24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경찰이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으로 국제수배 상태인 11명 중 김길욱씨가 몇 년 전 사망했다는 정보를 한국으로부터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찰은 한국 쪽에 사망진단서 등 증빙서류 송부를 요구하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인 납치로 국제수배된 용의자 중 사망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국적인 김씨는 북한 공작원 신광수와 함께 1980년 6월 오사카시 중화요리점에서 일하던 하라 다다아키(당시 43살)를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신광수는 일본인 하라의 여권을 부정 취득했다. 공작활동을 위해 일본인 호적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범 김씨는 1985년 한국에서 체포돼 간첩죄로 15년을 복역한 뒤 출소했다. 한·일은 2002년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었지만, 김씨가 납치와 관련된 혐의로 복역하고 신씨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점을 고려해 신병 인도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김씨를 제외한 10명은 모두 북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 용의자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17명이다. 북한은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평양 방문 때 납치 문제를 인정하고 사죄했다. 이후 피해자 5명은 일본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당시 13살) 등 나머지 12명에 대해 북한은 이미 숨졌거나 애초 북한에 입국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납치 피해자와 그의 가족뿐 아니라 용의자들도 고령화되면서 구출이나 진상규명 등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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