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일회성 저지로 안끝나” 초강수 만지작

등록 2006-04-19 19:26수정 2006-04-19 22:32

일본 ‘동해 도발’ 정부 어떻게 할까
EEZ 기점·어업협정 정지등 포괄 대책 검토
한편선 “해저지명 상정 유보” 외교해결 모색
결국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인가?

일본 해상보안청 수로측량선이 19일 오후 기항중이던 돗토리현 사카이항을 떠남으로써 한-일 충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 배가 한국 쪽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들어오기 전에 일본이 회항을 결정하지 않는 한, 한국 쪽으로서도 이미 밝힌 대로 ‘조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연 뒤 공개적으로 밝힌 대책은 의외로 단출했다. “일본은 불법적 수로측량 계획을 즉각 자진 철회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이 빼든 칼을 명분있게 집어넣을 ‘외교적 타협책’도 제시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6월 독일에서 열릴 국제수로기구(IHO) 산하 해저지명소위원회에 한국식 지명 상정을 강행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일본은 이 회의를 동해 수로측량 강행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반 장관은 “(지명 변경은)적절한 시기에 추진하겠다”며 완전 철회하지는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일본의 수로측량 강행 의지가 강력해 보이는데도, 정부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뜻은 두 갈래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일본이 수로측량 계획을 자진 철회하고 문제를 외교적으로 푸는 게 좋다는 의사표시다. 그럼에도 일본이 한국 쪽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 수로측량을 강행한다면, 그 뒤에 벌어지는 모든 사태는 일본 책임이라는 경고 메시지다. 이는 한국 쪽이 끝까지 외교적 해결을 모색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명백히 하려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 장관이 “모든 사태에 대비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데서도 드러나듯, 정부가 ‘외교적 해결’에만 목을 매고 있지는 않다. 이날 청와대 대책회의 참석자는 외교·국방·해양수산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국무조정실장, 합참의장, 해양경찰청장, 청와대 비서실장·안보실장·안보수석 등 그 범위가 이례적으로 복합적이었다. 일본 수로측량선의 한국 쪽 배타적 경제수역 진입을 저지할 실무적·단기적인 대응책은 물론, 한-일 관계를 포함해 미래 안보전략 등 장기적·포괄적인 대책도 협의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일본 수로측량선의 한국 쪽 배타적 경제수역 진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 방침은 확고하다. 해경으로 안 될 경우 군을 동원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때문에 사카이항을 떠난 일본 수로측량선이 한국 쪽 배타적 경제수역 안으로 바로 진입하기보다는 한동안 일본 쪽 해역을 오가며 신경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일본이 한국 쪽 배타적 경제수역 진입을 시도할 경우, 정부가 ‘물리적 저지’만으로 대응을 끝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 장관은 “일회성이 아닌 포괄적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일련의 역사왜곡에 포괄적·다각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검토 대상은 한국 쪽 배타적 경제수역 기점을 독도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최악의 경우 일방적 한-일 어업협정 효력 종결 선언 검토 등 초강수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 언급을 삼가고 있다. ‘패’를 미리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