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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야스쿠니 족쇄 풀기’ 시동?

등록 2006-04-23 19:47수정 2006-04-24 11:44

[뉴스인물] ‘참배선언 안한다’로 입장 바꾼 아베 일 관방
“총리직 염두…한·중 관계개선 토대 다지기” 관측
일본 차기 총리 ‘0순위’로 거론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51)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관한 ‘어법’이 최근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아베 장관은 21일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고 존경을 표명하는 마음은 계속 가지겠다”고 기존의 견해를 되풀이하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내 마음의 문제다.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참배하겠다는) 선언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야스쿠니 참배를 공약으로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이런 발언은 야스쿠니 참배를 공약으로 내건 뒤 고집스레 참배를 강행한 고이즈미 총리와는 명백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또 그가 지금까지 입버릇처럼 말해온 “참배는 총리의 책무”라는 등의 강경 발언과도 차이를 보인다. 아베 장관은 주변국의 참배 반대 요구를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해왔다. 외교적 이유를 들어 참배 선언을 않겠다고 말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날 “한국이나 중국이 과거의 역사로부터 보면 (총리 참배에) 불쾌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아베 장관이 이날 인터뷰에서 야스쿠니에 대해 집요한 질문이 없었는데도 선뜻 이런 대답을 내놓은 것은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베 진영에서 야스쿠니 대응책이 마련됐음을 뜻한다.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는 이미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고, 그 상징이 야스쿠니 참배다. 게다가 관계 악화의 반사이익으로 아시아 중시파인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69)의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비주류 주요 4개 파벌 대표는 지난 18일 만나 아시아 외교 재정립의 필요성에 의견을 함께했다. 아베 쪽으로선 타개책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번 발언이 ‘야스쿠니 족쇄’를 풀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곧바로 방향을 틀 수는 없기 때문에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총리 재임 중 참배 자제’ 쪽으로 무게중심을 조금씩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를 잘 아는 일본 정가 소식통은 “그가 총리가 된 뒤 야스쿠니를 참배할 확률은 제로”라며 “앞으로 한·중과의 ‘대화불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이 수위를 조절해나가야 할 적기”라고 말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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