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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 줄잇는 압박

등록 2006-05-14 19:17수정 2006-05-15 00:05

미 하원 위원장 “미 의회 연설하려면 중단 밝혀야”
일본 유족회 회장도 “A급 전범은 신사 분리 검토”
일본 국내외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사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을 압박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헨리 하이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공화)은 지난달 말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 의장에게 편지를 보내,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기 위해선 야스쿠니에 참배하지 않겠다는 뜻을 스스로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아사히신문〉이 의회 소식통의 말을 따 13일 보도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의 8·15 참배를 우려하면서 “고이즈미 총리가 진주만 공격을 감행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야스쿠니에 합사돼 있는 A급 전범에게 경의를 표하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진주만 공격 직후 연설한 장소인 미국 의회의 체면이 손상된다”고 지적했다. 2차대전 참전군인 출신인 그는 “진주만 공격을 기억하는 세대에게 고이즈미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과 그에 이은 야스쿠니 참배는 모욕당했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6월 재임 중 마지막 방미를 계획하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을 기대하고 있다.

이 편지에 대해 일본 정부·여당에서는 “지금으로선 한 개인의 의견”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무성 간부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야스쿠니 문제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적이 없음을 들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은 “미국하고만 잘 하면 문제 없다는 고이즈미식 외교가 미국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을 때가 왔다는 느낌“이라며 “외교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일본유족회의 회장인 고가 마코토 전 자민당 간사장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내놓을 정책제언에서 A급 전범의 야스쿠니 분사 검토를 포함시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가장 중요한 활동 목표의 하나로 삼는 유족회 회장이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외교적 고립을 불렀다고 비판하고 나서면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분사론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와 나카가와 히데나오 자민당 정조회장 등이 제기한 적이 있다. 얼마 전에는 일본 재계의 3대 단체 중의 하나인 경제동우회가 총리의 참배 중단을 공개적으로 촉구해, 재계도 고이즈미의 신사참배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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