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공격대비 자위대 작전문서 유출

병력수송·통신·암호 포함
자위대원 집 PC서 새

일본 해상자위대가 한반도 비상사태를 대비해 2003년 실시한 최대 규모의 기동훈련 ‘해상자위대연습’의 작전계획 문서 등 해상자위대 문서 3천여점이 인터넷을 통해 유출됐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비밀등급이 매우 높은 작전 시나리오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유출된 문서에는 통신과 암호도 포함돼 있다. 해상자위대는 유출 확인 직후 통신과 암호를 같이 쓰는 미 해군과 협의해 암호체계를 모두 바꾸고, 통신 주파수 일부를 변경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출된 비밀문서는 ‘주변사태’와 ‘방위출동사태’로 나누어 훈련내용을 상세히 설명한 자료 3점이다. 규슈·오키나와를 관할하는 해상자위대 사세보 지방대가 주력부대인 자위함대, 미 해군과 함께 실시할 작전내용이 들어 있다. 모두 방위청이 정하는 3단계 비밀등급 가운데 세번째에 해당하는 ‘비’로 지정돼 있었으나, 유출 확인 뒤 해제됐다.

2003년 11월 열흘 동안 실시된 해상자위대 훈련에는 함정 80척과 항공기 170대, 병력 2만5천명이 참가했다. 훈련 시나리오는 북한과 중국을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 일본 주변의 2개국이 일본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에 들어가거나 남서쪽 ‘S제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사세보 지방대는 쓰시마 해협에서부터 기타규슈에 이르는 해역에서 경계감시와 선박검문, 일본인 수송, 기뢰제거 활동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문서에는 해상자위대가 선박검문을 실시할 장소와 미 항공모함부대 호위방안, 해상자위대와 미 해군작전조정소 설치 장소 등도 나와 있다.

일본 비상사태로 상황이 발전하면 해상자위대 주력부대인 자위함대는 작전해역으로 향하는 미 항공모함부대 등을 호위하면서 S제도에 육상자위대 부대를 상륙시키기 위한 병력수송 작전을 전개한다. 미 해군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작전을 전개하는 한편, 동해에서도 해상저지 행동을 펼친다.

이 문서들은 지난 1월21일 사세보기지 소속 호위함에 근무하는 대원이 2005년부터 업무용 자료를 임의로 집으로 가져가 개인 컴퓨터에 보관하다가 파일교환 프로그램 ‘위니’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