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침략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가 ‘태평양전쟁은 불가피한 전쟁이며 도쿄 전범재판은 연합국이 주도한 일방적 재판’이라는 주장을 담은 한국어와 중국어 팸플릿을 처음으로 만들어 방문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어 팸플릿의 번역판으로, 태평양전쟁과 중-일 전쟁을 ‘대동아전쟁’과 ‘지나사변’으로 표현하면서 “일본의 독립을 지키고 아시아 각 국과 함께 번영하기 위해 싸우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변하는 등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싣고 있다. 또 일본 군국주의 전범을 처벌한 도쿄재판에 대해선 “연합국 주도의 재판으로 (A급 전범 등은) 일방적으로 전쟁범죄인으로 간주됐다”고 주장했다.
신사 쪽은 한·중국어 번역판을 낸 데 대해 “최근 대만을 포함한 중국과 한국의 참배자들이 늘어나 외국인들에게 야스쿠니 신사를 더욱 잘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 A급 전범 분사론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데 따른 자구책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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