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지명 없다” 못박아
유력주자 아베 관방 세몰이
반아베파 후쿠다 출마 촉구
유력주자 아베 관방 세몰이
반아베파 후쿠다 출마 촉구
16일 일본 정기국회가 사실상 끝남에 따라 자민당의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차기 총재 선거에 영향력을 지닌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5일 후계자 지명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밤 고이즈미 총리와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9월20일께로 예상되는 차기 총재 선거에 관해 의견을 나눈 자리에서, 모리 전 총리가 “후계 지명 같은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하자 그는 “서로 후계 문제는 말하지 않기로 하자”고 화답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7월15일 열리는 주요8국 정상회의(G8) 뒤 출마를 선언하기로 하고 지지세력 규합과 공약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2일 아베 지지 성격의 ‘재도전지원 의원연맹’ 출범식에는 94명이 참석해 세를 과시한 바 있다. 아베와 대항 후보인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 속한 모리파에선 아베 지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항해 자민당내 반아베 진영은 후쿠다 중심으로 결속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인 후쿠다가 명확한 태도 표명을 하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옛미야자와파가 중심이 된 반아베 성향의 ‘아시아전략연구회’가 후쿠다를 강사로 초청했으나 그는 응하지 않았다. 이 모임은 4명의 후보 모두를 초청했는데, 후쿠다는 “나는 그런 사람들과는 다르다”며 거절해 출마를 단념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반아베 진영에선 그의 태도 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가토 고이치 전 간사장은 14일 “후쿠다는 확실하게 의사를 표명하는 게 좋다. 모두가 초조해 하기 시작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도 “우리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될 사람이라면 스스로 결심을 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며 후쿠다의 결단을 재촉했다. 또 후쿠다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무파벌의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이나 제2파벌인 즈시마파의 누카가 후쿠시로 방위청장관을 대항마로 내세우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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