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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국가제창때 기립안한 학부모도 조사

등록 2006-06-20 18:34

일 도다시 교육위…“밸 뒤틀린다” 막말도
애국심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의 한 지방 교육위원회가 학교행사에서 국가 제창 때 일어서지 않은 내빈과 학부모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말썽을 빚고 있다.

수도권 사이타마현 도다시 이토 료이치 교육장은 지난 13일 시의회에 출석해 시립 초·중학교의 졸업·입학식에서 국가인 기미가요 제창 때 일어서지 않은 내빈과 학부모에 대해 “밸이 뒤틀린다”며 막말을 했다고 <도쿄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그는 이 신문 취재에서도 “표현이 적절치 못했는지는 모르지만 학교 행사는 규율과 예절을 배우는 중요한 장소”라며 기립을 거부한 학부모 등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시립 초·중학교 교장들에게 올해 졸업·입학식에서 국가 제창 때 일어서지 않은 내빈의 이름과 학부모의 숫자를 파악해 보고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도다시 교육위원회는 이전부터 교장을 통해 기미가요 제창 때 일어서도록 내빈들에게 문서로 요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도 교육위가 교사 345명에 대해 계고·감봉 등의 징계를 한 것을 필두로, 교육위가 직무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미가요 제창 때 기립을 거부한 교사들을 징계하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지도권한이 없는 내빈과 보호자까지 조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권한이 미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기립을 강요하는 처사여서 반발을 사고 있다.

시나가와구 교육위는 2001년 기미가요 제창 때 일어서지 않은 내빈을 다음부터는 학교 행사에 초대하지 않기로 해 파문을 일으켰다. 2004년에는 나카노 구립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학부모회 회장이 교사의 대규모 징계를 언급하며 “어린이들의 마음의 자유를 해치는 사태가 되지 않기 바란다”고 발언했다가 교장으로부터 사임을 요구받았다. 다른 학교 내빈으로 초청받았던 현직 교사는 기립하지 않았다가 엄중주의를 받기도 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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