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아베 출마선언 8·15 이후로…대항마 후쿠다,참배 비판
차기 총리를 결정할 9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의 최대 변수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8·15 야스쿠니 참배가 급부상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7월로 계획했던 출마선언을 8월15일 이후로 미뤘다. 대항 후보인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은 야스쿠니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8·15 참배와 관련해 “적절히 판단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해온 고이즈미 총리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오키나와의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했더니 유족대표로부터 앞으로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속해달라는 인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의 말을 빌리는 형식으로 공약인 8·15 참배를 강행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총리실 주변에선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참배를 강행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반아베 성향의 자민당 쓰시마파 등 비주류 5개파는 26일 회담을 열고 총리의 8·15 참배 반대에 의견을 같이 했다. ‘새 후쿠다 독트린’을 발표하는 등 아시아 외교를 강조하며 야스쿠니 참배를 비판해온 후쿠다는 이런 참배 반대 분위기를 활용해 총재 선거 출마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반아베 진영의 결집을 막기 위해 참배의 공약화를 피해온 아베 또한 명확한 견해 표명을 요구받게 됐다. 이 때문에 고이즈미 총리가 아베를 배려해 최종적으로는 참배를 보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가 일반 전몰자를 모신 지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의 공원화를 지시해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자민당 쪽은 야스쿠니와는 별개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곳에 외국 원수들의 헌화가 가능하게 되면 야스쿠니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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