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하다”는 36%
일본인 40% 이상이 태평양전쟁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반성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니치신문>이 전후 60년을 총괄하는 연재기사를 내보내면서 지난 6월17∼18일 1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보도한 결과를 보면, 태평양전쟁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불충분하다’는 응답은 42%로 나타났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같은 질문에서는 ‘충분하다’는 대답이 51%나 됐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사죄·반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높은 것은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의 역사인식을 계속 문제삼아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사죄·반성이 ‘필요없다’는 극우 성향의 응답도 11%에 이르렀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데 대해선 응답자의 59%가 ‘무모했다’고 대답한 반면, 33%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대답했다. 어쩔 수 없다며 전쟁을 정당화한 응답이 국회의원(18%)보다 더 많았다. 도쿄전범재판에 대해서도 ‘부당한 재판이지만 전쟁에 진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고, ‘전쟁책임을 재판한 정당한 재판’이라는 의견은 17%에 그쳤다. ‘전시의 대응’을 비교적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국민 의식이 두드러진 이번 조사 결과는 일본 사회의 전반적 우경화와 함께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전후 ‘경무장·경제중시’ 노선을 걸어온 데 대해서도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6%로, ‘평가한다’(24%)를 압도했다. 국회의원 절대 다수가 ‘평가한다’고 대답한 것과 큰 대조를 이뤘다. 장기침체로 경제가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지적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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