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에는 극동국제군사 재판(도쿄재판)에 '전쟁을 기획, 주도해 평화를 해친 죄'로 기소된 A급 전범 28명 가운데 14명이 합사돼 있다.
1948년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7명과 복역 중 사망한 7명 등 전쟁을 지휘한 정부 지도층들이다.
일본 정부는 1954년 관련법을 개정해 전범을 '공무사(公務死)'에 포함시킨데 이어 A급 전범을 포함한 전몰자를 '제신명표(祭神名票)'라는 명부에 올려 1978년 10월 후쿠다(福田) 내각 때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비밀리 합사했으며 이듬해 4월 언론보도로 이 사실이 폭로됐다.
당시 쇼와(昭和) 천황은 도조 히데키(東條 英機) 전 총리를 비롯한 A급 전범의 합사에 반대했으며 1978년 재직 중 작고한 당시 야스쿠니신사의 쓰쿠바 후지마로(1978년 73세로 작고)궁사(宮司)도 천황의 이런 뜻에 따라 합사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쓰쿠바 궁사의 사후 우익인 마쓰다이라 나가요시(松平永芳.사망)가 궁사를 이어받으며 상황은 급변, 그의 취임 후 첫 가을대제인 1978년 14명의 A급 전범이 합사되기에 이른 것이다.
야스쿠니신사의 난부 도시아키(南部利昭)도 현 궁사도 최근 자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사 창설 이래 분사는 한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며 A급 분사론에 강력히 반대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지난 2월 국회에서 A급 전범에 대해 "연합국에 의해 도쿄재판이 열렸다. 거기서 7명이 사형당했다. 우리나라가 주체적으로 이 사람들을 재판한 것이 아니다. 일본에 있어 그들이 범죄인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며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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