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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동아시아 EPA(경제연계협정)’ 정부내 갈등

등록 2006-07-31 18:56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1일 오전 닛케이 주가는 166.58포인트(1.1%) 오른 1만5509.45를 기록했다. 도쿄 시내 증권회사 시황판도 주가 상승을 표시하는 붉은색으로 가득하다. 도쿄/AP 연합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1일 오전 닛케이 주가는 166.58포인트(1.1%) 오른 1만5509.45를 기록했다. 도쿄 시내 증권회사 시황판도 주가 상승을 표시하는 붉은색으로 가득하다. 도쿄/AP 연합
FTA보다 더 포괄적인 자유화 협정…중국 견제용
경제산업성,부처협의 없이 제안…농림성 등 반발
일본 정부가 동아시아 경제연계협정(EPA) 추진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경제산업성이 동아시아 나라들을 상대로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더 포괄적인 경제협력 협정인 경제연계협정(EPA)을 제안하면서, 정작 ‘불문율’이나 다름없는 정부 부처간 협의도 거치지 않아 농림수산성과 외무성 등의 불만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경제연계협정(EPA)은 자유무역협정의 관세폐지는 물론, 투자규제 철폐, 지적재산권 보호 등 폭넓은 경제자유화를 허용하는 협정을 말한다. 일본 정부는 독자성 강조 차원에서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 대신 이 협정을 맺고 있다. 경제산업성이 동아시아 경제연계협정 구상을 꺼낸 것은 지난 4월이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에 인도·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를 포함시켜 모두 16개국을 묶는 경제권 형성을 제안했다.

동아시아 나라들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에 대항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중국은 이미 2004년 9월 아세안+한·중·일의 13개국에서 ‘FTA 체결 연구회’를 발족시킬 것을 제안해, 곧 연구회의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경제산업성 간부는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강렬한 의지와 속도에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본이 이른바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대국’ 인도 등을 끼워넣은 것도 중국 견제 의도에서 비롯했다.

경제산업성은 그러나 경제연계협정 제안을 서두른 나머지, 협력이 불가결한 부처와의 조정 절차는 생략했다. 경제산업성에선 ‘시간이 걸리는 관계 부처들과의 사전 협의는 뒤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고 <아사히신문>은 최근 전했다.

이에 발끈한 나카가와 쇼이치 농수산상은 경제산업성 제안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안의 사전 논의도 없이 당돌하다. 국가전략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가”라며 이례적으로 격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여론을 알아보기 위한) 풍선띄우기만이라면 얼마든지 해도 좋다”고 비꼬았다. 값싼 중국산 야채와 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 등 현재 고관세품인 농축산물이 쏟아져 들어와 일본 농민들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절대 양보 불가’라는 게 농수산성의 방침이다. 농수산성의 완강한 반대로 한-일 FTA 추진 또한 2004년 말 이후 교착상태다. 부처 조정 구실을 해온 외무성도 체면이 깎여, “(경제연계협정은)정부의 방침으로 내놓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시기상조”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이런 내부 이견과 함께 동아시아 경제권 바깥으로 밀려나게 될 미국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회원국 전체와 FTA를 체결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도 일본의 구상이 추진될 경우 아펙의 비중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 두 나라는 지난달 일본 주최 통상장관 조찬 모임에서 “동아시아 EPA가 아펙과 어떤 관계인가”라고 다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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