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전자우편에서 밝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3일 전자우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각 메일매거진에서 “야스쿠니 신사에 매년 참배한다”고 강조해, 8·15 참배를 강행하려는 뜻을 비친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전몰자 위령’이란 메시지에서 “나는 총리 취임 뒤 전쟁에서 목숨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바치기 위해 해마다 한번씩 야스쿠니에 참배하고 있다”며 “이것은 내 생각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에서 숨진 분들을 추도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든, 누구에게든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 애도의 뜻을 나타낼 것인가는 개인의 자유”라고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메시지는 고이즈미 총리의 지론을 담고 있는 것이지만, 그의 임기중 마지막 야스쿠니 참배 시점으로 주목되는 일본의 패전일인 15일을 얼마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에선 그가 매년 한차례 참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데 대해 참배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8·15 참배는 고이즈미 총리의 총재 선거 공약이란 점에서, 그가 9월 퇴임을 앞두고 공약 이행을 내세워 참배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러나 이 메시지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추도식과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할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야스쿠니에 참배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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