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전 백제인 목수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세운 일본 최고의 건축회사 금강조(곤고구미, 현 케이지건설)가 파산했다.
이 회사는 경영난으로 오사카 지법에 자기파산을 신청해, 지난달 26일 파산절차 개시 결정이 나왔다. 부채액은 모두 40억엔이다. 사찰 복원과 문화재 수리 등을 해온 이 회사는 부채 부담을 못이겨 올 1월 사업을 중견 건설업체인 다카마쓰건설에 넘기고, 이름을 케이지건설로 바꾼 상태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건축회사인 금강조는 가족 기업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일본 쇼토쿠태자가 오사카 사천왕사(시텐노지)를 짓기 위해 백제에서 초빙해온 목수 세사람이 578년 만든 기업이다. 이들은 이국 생활의 어려움과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불교에 귀의한 뒤 이 회사를 세웠다고 한다.
그 후손들이 사천왕사 유지·보수와 나라의 호류지 건립, 주요 사찰 복원 등을 하면서 1400년 이상 가업을 이어왔다. 거품경제 때 과도한 부동산 구입으로 생겨난 막대한 빚을 갚지 못해 결국 파산하게 됐다. 그렇지만 금강조라는 브랜드와 사찰·문화재의 수리·복원 기술은 일본 건설사에 전수되고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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