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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한·중과 외교 붕괴” 일 안팎 거센 비난

등록 2006-08-15 19:49수정 2006-08-15 23:13

나카소네 “참배 공약 안했는데…”
대만·싱가포르도 “평화 노력해야”
일 총리 야스쿠니 참배 강행

“‘언제 가도 마찬가지이니 오늘 갔다’라는 변명은 도둑질을 하다 들키자 강도로 돌변하는 격.”(시이 가즈오 일본 공산당 위원장)

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에 대해서는 일본 안에서도 비난이 빗발쳤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 대표는 “8월15일은 상징적인 날인 만큼 참으로 유감”이라며 누구나 거리낌없이 참배할 수 있는 국립추도시설의 건립을 거듭 촉구했다. 차기 총리 후보의 한사람인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은 “아시아 외교가 잘 되지 않는 데는 야스쿠니(참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1년 전 8월15일에 공식 참배를 했으나 그 뒤 거센 비판을 받고 이듬해부터 중단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는 “공약에 대한 성의는 평가하지만, 총재 선거 때 참배를 공약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총리·총재가 개인적으로 참배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차기 총리는 이런 공약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온건 성향의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일-중, 일-한 관계, 아시아 외교는 붕괴에 가까워졌다”며 “총리의 외교에 관한 행동은 마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간사장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대표적 경제단체의 하나인 경제동우회는 “차기 총리는 우리나라의 안전과 번영 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과의 상호 이해와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는 외교정책을 입안해 실행해 달라”며 차기 총리의 참배 자제를 당부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가 차기 정권에 부정적 유산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고이즈미 총리가 과거 참배 때 “8월15일과 그 전후의 참배를 고집해 국내외에 불안과 경계심을 갖게 하는 것은 내 뜻에 반한다”고 말한 점을 상기시키며 “8·15 참배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과 일본의 평화단체들도 참배를 비판하는 성명을 일제히 내놓았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날 인터넷판에 실린 도쿄발 기사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주변국들의 경고를 무릅쓰고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외교적으로 폭발적인 날 아침 야스쿠니를 참배했다”며 “국내적으로는 정치적 승리를 가져다 줄지 모르지만 일본을 동아시아에서 더욱 고립시키는 도전적 행동을 계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미국 관리들도 연례적인 참배로 중국과의 관계를 필요없이 긴장시키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15일 성명을 발표해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강행은 중국과 한국, 그리고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며, 남동아시아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관계 강화와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어조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쿄 워싱턴/박중언 류재훈 특파원, 외신종합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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