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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정부 ‘일본판 북풍’ 타고 안착

등록 2006-10-25 19:31

‘북핵’ 강경대응 지지율 70%
역사·신사참배 입장은 모호
26일 출범 한달을 맞는 일본의 아베 정부가 ‘일본판 북풍’ 등에 힘입어 조기 안착에 성공했다. 22일 첫 시험대인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낙승을 거둬 아베 신조 총리의 정국운영에 한층 탄력이 붙고 있다.

일본 국민들의 대북 적대감을 최대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는 아베에게 9일 북한의 핵실험은 정권 기반 다지기를 위한 최고의 호재였다. 아베 정부는 초강경 대북 제재를 잇따라 발표해 여론을 몰아갔다. 제재 지지 여론은 90% 수준에 이르고, 아베 정부 지지율도 70% 안팎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취임 열흘 남짓 만인 아베의 발빠른 한국과 중국 방문 또한 상당한 득점요소가 됐다. 그는 주변국과의 정상 외교를 되살려, 전임 고이즈미 정부가 남긴 가장 어려운 숙제인 ‘아시아 외교’ 회복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를 통해 아베의 강성 외교를 우려해온 비판세력의 창끝을 무디게 만들었다.

특히 아베는 역사인식과 관련해 ‘안전운전’에 주력해왔다. 자신의 극우 성향을 최대한 누그러뜨려 악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다.

침략전쟁과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사죄를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연행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즉각 수용했다. 이들을 통렬히 비판해왔던 그는 개인 소신과는 별개라며, 과거 정부의 견해를 답습했다. 야스쿠니 참배 여부에 대한 모호한 자세를 고수하고, 일본의 핵무장 논란이 불거지자 단호하게 핵보유 의사를 부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베의 이런 태도는 ‘매가 발톱을 숨기고 있는 꼴’이다. 아베와 대립각을 세워온 〈아사히신문〉은 사설을 통해 ‘군자표변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가을이면 표범의 털가죽이 아름답고 선명하게 변해가듯 군자는 잘못을 신속하게 바꾼다”는 뜻의 주역 글귀를 인용해 ‘혁면’(얼굴만 바꿈)에 그치지 않도록 촉구한 것이다.

아베 정부는 보선 쾌승의 여세를 몰아 논란 많은 교육기본법 개정을 강행할 예정이다. 무력충돌 가능성을 내포한 북한 선박 검문검색에도 적극 참여할 태세다. 아베 정부와 야당·평화세력의 본격 힘겨루기는 이제부터라는 얘기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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