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게이오대-교리쓰약대 합병
생존위한 ‘짝짓기’ 본격화할 듯
생존위한 ‘짝짓기’ 본격화할 듯
일본 양대 사립대의 하나인 게이오대와, 약대의 명문 교리쓰약대가 20일 합병 방침을 발표했다. 합병의 가장 큰 이유는 학생 수 감소로 예상되는 대학 운영난이다.
게이오대는 2008년 4월 교리쓰약대를 통합해, 약학부와 대학원 약학연구과를 신설할 계획이다. 4년제 사립대 사이의 합병은 1952년 이후 처음이다.
지원자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는 교리쓰와, 의대·간호대만 있을 뿐 약대가 없는 게이오의 이해는 쉽게 맞아떨어졌다. 최근 몇 년 간 지속돼온 약대의 인기로 2004~6년 21개 대학에서 약학부가 신설됐다. 반면, 올해 약대가 6년제로 바뀌면서 사립대 약대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35%나 줄어들었다. 전통의 교리쓰도 지원자가 15% 감소했다.
게이오의 합병 결정은 경쟁 상대인 도쿄대나 와세다대의 움직임에 자극받은 바 크다. 2004년 국립대 법인화에 따른 정부의 운영교부금 감축으로 국립대들도 학생 쟁탈전에 적극 뛰어들었다. 도쿄대는 이번에 처음으로 지방에서 대학설명회를 열었다. 와세다를 비롯한 유명 사립대들 또한 대폭적인 학부 재편을 통해 지원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이오로서도 그냥 있다가는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은 2007년 ‘전원 대입시대’로 들어선다.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의 입학정원과 지원자의 수가 같아 이론적으로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 이를 앞두고 명문대들까지 생존을 위한 ‘짝짓기’에 나섬에 따라, 일본 대학의 통폐합 움직임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사립학교 진흥·공제사업단 조사를 보면, 올해 정원을 채우지 못한 4년제 사립대는 전체의 40%인 222개 교였다. 160곳이던 2005년에 비해 62곳이나 늘었다.
후쿠오카의 4년제 공과대학인 도화대는 8월 학생 모집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에 스스로 폐교하겠다고 발표했다. 2003년 히로시마의 릿시칸대에 이어 4년제 대학으로는 두번째 폐교 결정이다. 지난해 6월 야마구치의 하기국제대는 운영난으로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 간사이학원대와 세와대는 2009년 4월 통합을 목표로 교섭 중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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