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동자의 월 시간외 근무
매일 밤 10시까지 장시간 근무
수당없는 ‘서비스잔업’도 문제
정부, 시간외수당 할증률 인상 검토
수당없는 ‘서비스잔업’도 문제
정부, 시간외수당 할증률 인상 검토
“매일 마지막 전철을 타고 귀가한다. 물건을 사러 갈 수도, 목욕할 시간도 없다.”(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는 여성)
과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일본노동변호단에 걸려온 상담전화다. 후생노동성의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이 상담전화의 고민이 예외적인 경우만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매일 저녁 10시 넘어서까지 근무를 한다는 사람은 일본 직장인 열 명 중 한 명꼴(11.7%, 617만명)로 나타났다. 일본의 과로사 인정기준인 법정노동시간외 근무시간이 월 80~100시간을 감안하면 열 명 중 한 명이 과로사 적용대상자인 셈이다.
또 매일 저녁 8시까지, 저녁 8~10시까지 근무한다는 응답자가 각각 17.6%(928만명), 16.2%(852만명)였다. 하루 걸러 저녁 7시까지 근무한다는 응답자는 54.5%(2871만명)에 달했다.
2004년 국제노동기구의 조사 결과, 일본 직장인들의 장시간 노동은 2000년에 이미 선진국 중 1위였다. 일본 정부는 ‘잔업 대국’이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올 정기국회에 제출하는 노동기준법 개정안에 시간외수당 할증률을 현행 25%에서 50%로 끌어올리는 개선책을 포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전했다. 즉, 미국·한국·중국·타이 수준으로 시간외수당을 올리면 기업들이 수당이 무서워 직원들을 쓸데없이 잡아두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일본 노동기준법이 허점 투성이여서 개정안이 실시된다고 해도 그 성과는 미지수라는 견해가 많다. 일본 노동기준법은 법정근무시간을 다른 나라처럼 하루 8시간, 주 40시간으로 못박고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 등과 노사협정을 맺으면 월 45시간 안에서 시간외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상한을 위반해도 벌칙이 없고, 특별조항을 맺으면 상한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시간외 근무를 해도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서비스 잔업’이라는 독특한 관행도 과당노동을 부추기고 있다. 민간기관 조사결과 직장인 두 명중 한 명 꼴로 ‘서비스 잔업’을 경험했다고 한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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