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 조직도
비밀 엄수, 강력한 권한 뼈대로 한 새 회의체 윤곽
올해 통과 방침…“군사면만 돌출돼 균형 읽어” 지적
올해 통과 방침…“군사면만 돌출돼 균형 읽어” 지적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윤곽이 드러났다.
28일 일본 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에 관한 관저기능강화회의’가 제시한 보고서를 보면, 새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일본 외교·안보의 국가전략을 총리 주도로 신속하게 결정하는 틀을 갖춘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아베 색깔’이 분명한 새 외교·안보 회의체를 놓고 벌써부터 권한 남용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참가 각료 소수화=현행 안전보장회의는 사실상 각 성의 보고를 승인하기만 하는 자리다. 때문에 미국처럼 국가전략을 종합적으로 기획·입안하는 새로운 회의체가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회의 참가 각료를 현행 9명에서 총리를 비롯해 관방장관, 외상, 방위상 등 4명으로 축소하도록 제안했다. 군사적 문제가 얽힌 사태 발생 때 신속한 대비를 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주변사태법 적용을 둘러싸고 적극적 태도를 보였던 외무성과 소극적이었던 방위성 사이의 대립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고 각 성의 의견을 조정하는 것도 새 회의체의 주요 역할로 제시됐다. 또 안전보장담당 총리보좌관을 회의에 참석시키고 사무국장도 겸임할 수 있도록 했다. 총리의 의중을 반영해 새 회의체에 대한 총리실의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총리보좌관 밑으로 자위관, 민간전문가 등 10~20명 규모의 사무국이 설치된다.
일본 정부는 안전보장회의 설치법개정안을 3월 하순 의회에 제출해 올해 안에 통과시킨 뒤 내년 4월 사무국을 발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아베 총리의 강력한 지시에 따른 것이다. 관방장관 시절인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 미국의 국가안보회의를 담당하는 대통령 보좌관의 강력한 권한에 감명을 받고 창설을 서둘렀다고 한다.
“군사안보 돌출”, 투명성 우려도=보고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 관계자에 대한 비밀 엄수 의무와 비밀누설 때 엄중처벌을 담은 법률 제정을 제안했다. 아베 총리도 검토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주변국이 일본의 평화주의에 의심을 품지 않도록 안보정책을 투명하게 유지하는 배려가 필수적”(<도쿄신문> 28일치 사설)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오늘날 안전보장에는 에너지 환경, 인권 문제 등 폭넓은 시야가 요구된다. 이런 복잡한 현대의 안전에 대한 배려를 별로 느낄 수 없다. (보고서의)제언은 장기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군사면만이 돌출돼서는 균형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새 회의체가 현행 헌법이 금지하는 집단적 자위권 수정을 위한 논의의 틀로 이용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7일 “필요가 있으면 이 회의에서 연구할 수도 있다”며 그럴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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