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고정석 없애는 기업 늘어
“어, 내 자리가 없어졌네.” 회사를 나가달라는 얘기가 아니다.
일본에서 사원들의 고정석을 없애는 이른바 ‘프리 어드레스’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외근직이 많은 기업에서 사무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조직의 벽을 넘어서 업무협력을 쉽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2005년 가을 이 제도를 도입한 히다치제작소는 대상 사원 수를 4월 6천명까지 확대한 뒤 최종적으론 전체 사원의 10% 정도인 3만~4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히다치는 새 제도 확대를 위해 개인용 컴퓨터에 기억장치를 없애는 대신 서버에 각 사원의 업무정보를 보존하는 방식을 채택해 컴퓨터가 있는 책상에서는 어떤 자리든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현재 3만대에 달하는 전용컴퓨터를 올해 안에 7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일본 아이비엠도 5천명 가량에게 이 제도를 적용하고 있고, 올해 2월 일본쇼겐솔루션이 1천명 규모의 고정석을 치웠다.
사원들의 붙박이 책상치우기는 정보기술(IT)관련 기업에서 먼저 시작됐다. 최근에는 소매점이나 서비스업계로 퍼지는 추세다. 중저가 의류전문점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기업에는 직원의 80%가 고정석이 없다.
히다치는 제도 도입 이후 사무실 이용면적을 33% 줄인 대신 고객과의 접촉시간을 30% 늘렸으며, 견적·제안서 작성 시간이 50% 줄어드는 효과를 낳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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