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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수련의들 잇따른 자살

등록 2007-04-17 20:52

1주일 72.8시간, 월10회 야간·휴일당직 등 격무에
지난해 4월 일본대학 부속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하던 26살 여성이 자살을 했다.

아버지는 딸의 급여명세서를 살펴본 결과 일주일에 평균 72.8시간의 격무에 시달린 것을 알게 됐다. 법정근무시간(주 40시간)의 두배 가까운 수치다. 야간근무와 휴일당직도 많을 때에는 월 10회, 1년간 77차례에 이르렀다. “딸의 자살은 연수 중의 과중한 노동이 원인”이라고 확신한 아버지는 8월 근로기준감독청에 산재를 신청해 지난 2월 인정받았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번 수련의 자살사건은 가혹한 근무환경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은 연수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2004년 도입한 새 제도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일본 사회에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과거에는 출신대학에서 근무하는 바람에 수련의들이 적은 월급에 과도한 잡무와 검진에 시달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1998년 간사이대학병원에서 수련의가 과로사한 데 이어 2000년에는 요코하마 대학병원에서도 수련의가 과로를 못이겨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격무에 따른 자살은 수련의에 그치지 않는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달 15일 소아과 의사 나카하라 도시로(당시 44살)의 자살을 격무에 따른 산재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나카하라는 1999년초 소아과 의사가 일시에 세명이나 퇴직하는 바람에 연속 32시간을 근무하는가하면 당직 횟수도 급증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해 “더이상 의사라는 직업을 계속할 기력도 체력도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그해 8월 목숨을 끊었다.

시마네현의 한 병원에 근무하던 의사(42)도 96년 12월 자신이 돌보던 환자의 병세가 악화된 데 책임을 느끼고 연일 밤샘근무하다 결국 육체·정신적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 일본에서는 출생율 저하와 잇따른 소송 등으로, 특히 소아과와 산부인과의 의사 부족이 심각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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